▲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박병호가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가 마침내 긴 잠에서 깨어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박병호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4차전에서 KIA 타이거즈 핵심 불펜 전상현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은 박병호를 포함해 이성규, 김영웅, 김헌곤까지 총 4개의 홈런포를 앞세워 KIA를 4-2로 꺾고 2패 뒤 짜릿한 첫 승리를 거뒀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한 것은 2015년 10월 26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1차전 승리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진정한 '가을남자' 박병호, 포스트시즌서만 홈런 14개
경기 중반까지 2-1로 불안하게 앞서가던 삼성은 7회말 김헌곤이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곧이어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서 전상현의 시속 138㎞ 슬라이더를 받아쳐 타구를 우중간 담장 밖으로 넘겼다.
김헌곤과 박병호의 백투백 홈런으로 삼성은 순식간에 4-1로 달아나며 분위기를 가져왔고, KIA의 막판 추격에도 승리를 지켜냈다.
1, 2차전을 내리 패했던 삼성으로서는 승리만큼이나 간절히 기다렸던 박병호의 홈런이었다.
앞서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박병호는 16타수 3안타로 타율 0.231에 그쳤다. 홈런은커녕 2루타 이상의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박병호의 부진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졌다.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 2차전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3차전에서도 병살타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12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홈런을 터뜨리며 삼성에 첫 승리를 안겼다.
박병호는 이 홈런으로 '라이언 킹'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 역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홈런 공동 1위(14개)에 올랐다.
지금까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개, 준플레이오프에서 9개, 플레이오프에서 1개, 한국시리즈에서 3개의 홈런을 터뜨린 박병호는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홈런 1개만 더 치면 이승엽을 넘어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쓴다.
네일-원태인, 닷새 만에 선발 재격돌
KIA와 삼성은 2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4차전에서 제임스 네일과 원태인을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경기인 만큼 양 팀의 에이스가 출격한다.
두 투수는 이미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1차전에서 뜨거운 투수전을 펼친 바 있다. 삼성 원태인은 66개의 공으로 5이닝 2피안타 무실점 역투하며 완투까지 바라봤다.
그러나 경기 도중 폭우가 내렸고, 결국 심판진이 포스트시즌 사상 최초로 '서스펜디드 게임'(일시 정지)을 선언하면서 원태인의 첫 한국시리즈 승리도 함께 날아가 버렸다.
게다가 삼성이 이틀 뒤 23일 재개된 경기에서 1-5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원태인의 아쉬움도 더 짙어졌다.
네일도 6회초 김헌곤에게 솔로 홈런을 맞긴 했으나 5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팀이 지고 있던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KIA가 역전승하며 패전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번에는 무대가 달라졌다. 4차전이 열리는 라이온즈파크는 홈런이 많이 나오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 친화적 구장이다. 특히 삼성은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8개의 홈런을 기록했고 이날도 4개의 홈런으로 터뜨렸다.
닷새 만에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 네일과 원태인 가운데 누가 승리투수의 영광을 차지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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