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와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
김종수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팀 LA 다저스와 아메리칸리그 최고 승률팀 뉴욕 양키스가 최종 패권을 놓고 맞붙는다. 다저스와 양키스는 오는 26일(한국시간)부터 7전 4승제로 월드시리즈를 치른다. 두 팀의 격돌은 1981년 이후 43년 만이다.
다저스와 양키스는 대도시를 연고지로 하는 팀들답게 두텁고 오래된 팬층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올 시즌 최고의 슈퍼스타 투톱으로 꼽히는 오타니 쇼헤이(30·193cm)와 애런 저지(32·201cm)가 양 팀에 속해있어 더욱 높은 관심이 몰린다.
MLB 사무국 역시 기대가 크다. 22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저지와 오타니가 마주 보는 듯한 사진과 함께 '두 명의 최고 스타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다. 승자는 누구일까"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올 시즌 오타니는 타율 0.310, 54홈런, 59도루, 1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36을, 저지는 타율 0.322, 58홈런, 144타점, OPS 1.159를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각각의 리그에서 MVP를 예약한 상태다. 그런 둘이 월드시리즈에서 올 시즌 마지막 승부를 펼치게 된 것은 그야말로 최고의 시나리오다.
어디로 봐도 흥행카드
AP통신은 "오타니와 저지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MVP 수상이 유력하다. 1980년 이후 양대 리그 MVP가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것은 1988년 커크 깁슨(다저스)과 호세 칸세코(오클랜드 애슬레틱스), 2012년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이어 세 번째"라고 전했다.
가장 최근이었던 2012년 당시 포지를 앞세운 샌프란시스코는 카브레라의 디트로이트를 싹쓸이 4연승으로 제압했다. 월드시리즈 우승팀에서 MVP가 나온 마지막 사례는 보스턴이 아메리칸리그 MVP 무키 베츠를 배출한 2018년이었다. MVP와 우승을 동시에 가져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타니와 저지 이전에 양대 리그 홈런왕이 월드시리즈에서 격돌한 사례는 5번뿐이다. 1921년 베이브 루스와 조지 켈리, 1928년 루스와 짐 보텀리, 1936년 루 게릭과 멜 오트, 1937년 조 디마지오와 오트, 1956년 미키 맨틀과 듀크 스나이더가 그랬다. 이후 무려 70여 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 다시 한번 빅매치가 성사됐다.
오타니와 저지는 조금 더 특별하다. 정규시즌에서 50홈런 이상친 타자 2명이 월드시리즈에서 대전하는 것은 사상 최초다. 여전히 팬들 사이에서는 '오타니와 저지가 같은 리그였다면 누가 MVP를 받을까'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은 별개라고는 하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선수가 좀 더 많은 팬의 지지를 얻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