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룸 넥스트 도어> 스틸컷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1980년대 잡지사에서 함께 일했던 마사와 잉그리드는 최근 재회했다. 오래 연락하지 못하는 동안 서로 다른 분야에서 성공했다. 마사는 종군 기자가 되어 전쟁터를 누볐고 잉그리드는 팩션 작가로 살며 실제와 가공을 조율한 작품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우연히 신간 사인회에서 암 투병 중이라는 마사의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찾아간 잉그리드. 병색이 짙은 친구의 모습이 안쓰럽지만 어제도 만난 사이처럼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 두 사람이 공유했던 남자친구 데이미언, 마사의 딸 미쉘, 미쉘의 생부, 전쟁터에서 만났던 동성 수사의 러브스토리 그리고 에드워드 호퍼,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버스터 키튼 등 이제 사라지고 없는 작가까지 소환한다. 둘은 지극히 사적인 소재부터 인생과 지구를 논하는 지적 대화를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애써 시도했던 항암치료가 아무 소용이 없자, 살아갈 의미를 잃어버린 마사는 중대한 결심을 한다. 마지막까지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 말이다. 다만 혼자는 외로워 동행자가 필요한데, 마지막 길을 걸어갈 때 부디 옆방에 있어달란 제안이다. 이 말을 들은 잉그리드는 펄쩍 뛰며 거절하지만, 결국 돕기로 한다. 한 달 동안 숲속 집을 빌려 천천히 인생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특별한 시선을 담은 존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