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1점을 나눠 가진 광주와 대구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장 안에서 벌어진 예기치 못한 플레이를 해결할 수는 있지만, 외부적인 요인까지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잔디 문제 역시 그렇다. 금요일 밤의 명승부가 펼쳐지며 눈을 즐겁게 만들었지만, 결국 주인공은 잔디였다.
광주는 18일 오후 7시 30분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1 2024' 34라운드 대구FC와의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광주는 승점 44점에 그치며 7위 자리를 유지했고, 대구는 승점 39점으로 9위에 머물렀다.
양팀 모두 상당히 아쉬운 결과였다. 먼저 광주는 승점 4점만 추가하면 안정적인 잔류를 이뤄낼 수 있는 상황에서, 후반 33분 변준수가 선제 득점을 기록하며 앞서갔다. 순간 승점 46점이 된 광주는 다음 경기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안정적인 잔류를 이뤄낼 수 있었으나 그렇지 못했다. 교체 투입된 대구 에드가에 후반 39분 헤더로 실점, 결국 승점 3점이 1점으로 줄어들게 됐다.
대구 역시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내내 광주의 거센 공격을 받아냈지만, 순간 집중력이 떨어진 틈에 실점했다. 이번 경기 역시 지난 전북과의 맞대결에서 '영웅'적인 활약을 펼친 에드가, 세징야가 골과 도움을 기록하며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강등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에 더해 19일 전북이 대전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낸다면, 9위 자리까지 헌납하게 된다.
금요일 밤의 명승부 속 '불청객'이었던 움푹 파인 잔디
이처럼 '생존'을 위한 치열한 명승부가 펼쳐지며 팬들에 즐거운 볼거리를 선사했지만, 예상했던 '불청객'이 경기를 망쳤다. 바로 광주 홈 경기장의 움푹 파인 잔디였다.
경기 내내 양팀 선수단은 울퉁불퉁한 잔디가 발목을 잡으며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이어가지 못했다. 광주와 대구 모두 전술적인 패턴을 추구하는 바가 패스 플레이였기에 경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20분 대구 박세진이 이탈로에 연결, 이후 압박을 피해 후방으로 다시 패스를 넘겼으나 울퉁불퉁한 잔디 탓에 공격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결국 대구는 힘들게 빼앗은 볼을 다시 전방으로 빌드업 하는 과정을 다시 해야만 했고, 오랜만에 잡은 기회를 놓쳤다. 이에 더해 전반 36분에는 중거리 슈팅 기회를 잡았던 세징야는 볼을 컨트롤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애써 잡은 기회를 날려버려야만 했다.
홈팀 광주도 잔디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광주 핵심 미드필더 이희균은 전반 경기 도중 충돌 과정이 없었음에도 무릎 통증을 느꼈고, 결국 전반 종료 이후 교체됐다. 핵심 선수를 잃었던 광주는 이후 실점 과정에서도 잔디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느껴야만 했다.
후반 38분 공격 전개 과정에서 잔디의 불규칙한 바운드로 볼을 빼앗긴 광주는 결국 코너킥을 헌납, 에드가에 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결국 울퉁불퉁한 잔디가 양팀의 발목을 완벽하게 잡은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