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에 자리하고 있는 전북 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본격적으로 승강제도가 도입된 2013시즌 이후 구단과 리그 역사상 단 한 번도 파이널 B로 추락해본 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달랐다. 전북 현대는 시즌 초반 잠깐 부진일 것이라고 여겨졌던 상황이 중반부를 넘어 후반기까지 이어졌고, 결국 사상 첫 파이널 B로 추락하는 수모를 맛봤다.
김두현 감독의 전북 현대는 리그 33라운드 종료 기준 9승 10무 14패 승점 37점으로 리그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4위와 무관을 기록한 전북은 설상가상으로 리그 우승 타이틀을 '라이벌' 울산 HD에 2연속 헌납하며 자존심이 무너졌다. 전북은 이번 시즌 단 페트레스쿠 감독 체제 아래 반등을 약속했지만, 오히려 더 추락한 모습을 선보였다.
리그 개막 후 5경기에서 무승을 기록하며 페트레스쿠 감독은 불명예 퇴진을 경험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는 울산에 1무 1패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결국 1승만 추가하면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진출권을 얻을 수 있었지만, 눈앞에서 놓치게 됐다. 이후 전북은 추락을 거듭했다.
박원재 대행 체제 아래 광주-서울을 연이어 격파하며 반등의 불씨를 키웠지만, 내리 3연패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추락은 이어졌다. 15라운드부터 김두현 감독이 부임하며 안정을 되찾는 듯싶었으나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을 기록, 완벽하게 무너졌다. 이후 제주-울산을 연달아 격파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강원-광주에 2연패를 적립하며 또다시 흔들렸다.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 순위는 최하위로 떨어졌고, 김 감독 체제 아래 전북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은 다시 급격하게 바뀌었다. 27라운드 홈에서 포항을 상대로 극적인 2-1 승리를 맛본 전북은 인천(승)-서울(무)-수원FC(승)-대전(무)-제주(승)와의 연전에서 무패 행진을 달렸고, 챔피언스리그 2 대회까지 포함하면 총 8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패배하지 않으며 환골탈태한 모습을 선보였다.
'무패 행진' 종료된 전북, 사상 첫 파이널 B에서 웃을 수 있을까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이 무패 행진은 대구 앞에서 종료됐다. 정규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대구 원정을 떠났던 전북은 전반 0-2로 끌려갔지만, 후반 내리 3골을 퍼부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면 승점 40점 고지를 달성, 대구-대전과의 격차를 5점 차로 벌리면서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할 수 있었으나 집중력 문제가 발생하며 기회를 놓쳤다.
후반 추가 시간에 대구 에드가-박세진에 연이어 골을 헌납한 전북은 결국 4-3으로 대역전패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결국 9위까지 상승했던 순위는 10위로 추락했고, 상황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대구전 패배로 상승 곡선이 잠시 끊기긴 했으나 김 감독 체제 아래 전북은 무패 행진을 질주하는 과정에서 고무적인 부분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낳고 있다.
그 첫 번째 부분은 바로 수비 불안 문제점이 개선된 것. 비록 대구전에서 수비 집중력에서 허점이 보이며 4골을 헌납했지만, 리그 6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질주하는 상황에서 단 2실점만을 내주며 집중력 높은 수비력을 선보였다. 이전까지 수비에서 단점이 연달아 나오며 리그 최다 실점(54점)을 기록한 부분과는 완벽하게 대비되는 부분이었다.
이에 더해 부상과 연이은 부진 속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부재한 가운데에서도 폭발적인 공격력이 나왔다는 부분이다. 공식전 8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는 과정 속 전북은 무려 21득점을 기록하며 활짝 웃었다. 김 감독 지휘 아래 다양한 빌드업 패턴과 구조를 설계한 전북은 후방에서 안정적인 볼 배급을 통해 상대의 허점을 공략했고, 이는 완벽하게 적중하며 공격력까지 폭발한 모습까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