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아데산야(사진 오른쪽)는 정상급 입식타격가도 종합무대에서 성공할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입증했다.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과거에는 '정통 입식 타격가는 종합 룰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복싱, 태권도, 유도, 레슬링 등 각기 다른 투기 종목은 고유의 기술 체계와 강점이 있으며, 이종 대결에서는 누가 경기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곤 했다. 예를 들어, 복서와 레슬러가 대결하면 서서 타격을 주고받는 상황에서는 복서가 유리하고, 몸을 맞붙여 싸우는 상황에서는 레슬러가 우위를 점하는 식이다.
현대 종합격투기의 근간이 된 이종격투기 역시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 다양한 스타일의 파이터들이 서로 맞붙으면 과연 누가 이길지에 대한 관심이 컸다. 이론적으로는 타격가와 그래플러의 대결이 50:50일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종합 룰에 익숙한 선수들이 주로 승리했다.
이는 초기 이종격투기에서 K-1 출신의 정상급 타격가들이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고전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그들은 뛰어난 타격 실력을 자랑했지만, 종합격투기에서의 그래플링 기술 부족으로 인해 종종 테이크다운을 당하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이종격투기에서 성공을 거둔 타격가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50‧크로아티아)이다. 크로캅은 K-1 무대에서 주로 킥을 사용하던 정통 타격가였지만, MMA에서도 성공을 거두며 전설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성공은 당시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킥 기술을 중심으로 한 타격 스타일 덕분이었다. 특히 그래플링에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는 입식 출신 타격가임에도 불구하고, 크로캅은 펀치보다 킥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크로캅의 성공 요인은 단순했다. 그는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이 뛰어났고, 상대의 공격을 빠른 스텝으로 회피하거나 테이크다운 타이밍에 정확한 카운터 타격을 넣었다. 설사 상대에게 붙잡히더라도 힘으로 버티거나 기술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러한 능력 덕분에 그는 그라운드로 끌려가는 상황을 피하고, 타격으로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K-1 출신 타격가들과는 다른 점이었다. 크로캅은 빠른 사이드스텝과 단발성 킥을 통해 상대의 클린치나 테이크다운 시도를 차단했고, 종합 무대에서도 타격으로 승부를 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