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KB손해보험 미겔 리베라 감독
프로배구 KB손해보험 미겔 리베라 감독KOVO

KB손해보험은 창단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 정규시즌에서 5승 31패 승점 21을 기록하며 창단하고 처음으로 꼴찌로 추락했다.

그 전 시즌에 KB손해보험의 사상 첫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던 후인정 감독도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고, 지휘봉을 이어받아 남은 9경기를 이끈 김학민 감독대행도 1승 8패에 그쳤다.

창단 첫 꼴찌의 굴욕... 사령탑부터 바꿨다

KB손해보험의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히던 아웃사이드 히터 나경복을 영입했으나 한 경기도 안 뛰고 곧바로 군에 입대했고, 주전 세터 황택의도 같은 이유로 떠났다.

두 국가대표의 빈자리는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구단 역대 최다 타이 12연패를 당하면서 고전하던 KB손해보험은 2004-2005시즌 19년 만에 한 자릿수 승리로 마쳤다.

공격은 안드레스 비예나가 맡았으나, 중앙이 너무 약했다. 아포짓 스파이커 출신 한국민이 미들 블로커를 맡아야 할 정도로 선수가 부족했다.

블로킹 상위 10위 안에 오른 선수 가운데 KB손해보험은 한 명도 없었다. 다른 팀은 적어도 주전 미들블로커가 이름을 올렸으나, KB손해보험은 비예나가 세트당 0.580개를 잡아내면서 7위에 오른 것이 전부였다.

미들 블로커가 없으니 공격수의 부담이 커졌고, 혼자서 쉴 새 없이 스파이크를 때리던 비예나도 갈수록 지쳐갔다. 결국 어떤 전술도 소용 없어진 KB손해보험은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패하는 날이 많아졌다.

시즌이 끝나자 KB손해보험은 대대적인 개편에 돌입했고, 그 시작은 사령탑 선임이었다. 고민 끝에 스페인 남자 국가대표팀을 이끈 바 있는 미겔 리베라 감독을 데려왔다.

10월만 버티자... '국가대표 듀오' 온다

 프로배구 KB손해보험 아시아쿼터 맥스 스테이플즈
프로배구 KB손해보험 아시아쿼터 맥스 스테이플즈KOVO

리베라 감독은 곧바로 트레이드와 외부 영입을 통해 변화를 꾀했다. 무엇보다 최대 약점이었던 중앙을 강화하기 위해 세터 황승빈을 현대캐피탈에 내주고 미들블로커 차영석과 세터 이현승을 받아오는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차영석을 원했던 KB손해보험과 김명관의 입대로 세터 보강이 절실한 현대캐피탈과 손익 관계가 맞아떨어졌다.

KB손해보험은 더 나아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대캐피탈과의 계약이 만료된 박상하를 영입했다. 국가대표 미들브로커였던 박상하는 은퇴가 유력했으나 KB손해보험이 손을 내밀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여기에 아시아쿼터로 호주 국가대표 출신 아웃사이드 히터 맥스 스테이플즈(등록명 스테이플즈)를 선택하며 공격의 무게감을 더했다.

그럼에도 V리그 '전초전'으로 이달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결과는 좋지 않았다. KB손해보험은 조별리그에서 대한항공(1-3), 현대캐피탈(2-3), OK저축은행(0-3)에 잇달아 패하면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하지만 지금의 전력이 전부가 아니다. 11월이 되면 나경복과 황택의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나경복은 2015-2016시즌 신인왕 출신이고 2019-20시즌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토종 에이스다. 황택의는 V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세터다.

KB손해보험은 두 선수가 돌아오는 2라운드까지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올 시즌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마침내 '완전체'를 갖출 KB손해보험은 누구보다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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