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피파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에서 2대0 승리를 거둔 대표팀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피파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에서 2대0 승리를 거둔 대표팀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양 팀 에이스 손흥민과 알 타마리가 모두 부상으로 빠진 게임이었다.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2월 아시안컵 4강 0-2 완패의 악몽을 비교적 시원하게 지워냈다. 상대의 거친 압박을 예상하고 준비한 짧으면서도 정확한 탈압박 패스 패턴을 알차게 실천한 덕분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 암만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요르단과의 어웨이 게임에서 2-0으로 완승을 거두고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탈압박 공간 패스 효과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요르단은 손흥민이 빠진 한국 대표팀의 황희찬과 이강인을 묶기 위해 거친 태클을 거듭 내밀었다. 그 와중에 황희찬은 왼쪽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두 번이나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23분도 못 뛰고 물러나 엄지성이 급하게 투입됐다.

게임 시작 후 36분 만에 이강인이 왼발로 감아찬 정면 프리킥으로 첫 번째 유효슛을 기록한 한국은 곧이어 귀중한 첫 골을 뽑아냈다. 엄지성의 왼쪽 크로스가 길게 넘어간 공을 반대쪽에서 설영우가 잡아서 방향을 바꾼 뒤 왼발로 올려줘 이재성의 노마크 헤더 골(37분 55초)을 이끌어냈따.

한국 입장에서 요르단 수비 블록 사이를 파고드는 것이 관건인 게임이었다. 후방이든 중원이든 요르단 선수들의 압박 수위가 거칠었는데 조금씩 공간을 확보하며 공을 정확하게 돌리는 탈압박 패턴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이다.

동점골을 노리는 홈 팀 요르단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유능한 공격수 알 나이마트를 들여보내며 매우 높은 위치부터 거친 압박을 시도했지만, 전반보다 더 안정된 탈압박 공간 패스 효과를 확인한 한국은 날카로운 역습 기회까지 열어나갔다.

51분에 주민규 대신 들어온 오현규가 5분만에 이명재의 후방 스루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 야지드 아부라일라와 단독으로 맞서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고, 67분 17초에 완벽한 추가골을 뽑아내며 완승의 조건을 갖추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의 가로채기부터 시작해 배준호의 짧은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슛으로 근래에 보기 드문 시원한 골을 기록했다. 이는 오현규의 A매치 데뷔골이기도 했다.

수많은 홈팬들 앞에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요르단은 78분 한꺼번에 세 명의 선수(아흐마드 에르산, 이브라힘 사데, 모하마드 아부 알 나디)를 교체 멤버로 내세웠지만 주장 김민재를 중심에 둔 한국 수비벽을 끝내 허물지 못했다.

75.3%의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기록한 한국은 유효슛 기록(한국 5개, 요르단 2개)에서도 앞서며 247일 전 아시안컵 4강에서 '유효슛 0' 기록의 0-2 완패 기억을 보기 좋게 지워버리고 돌아올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오는 15일 오후 8시 용인 미르 스타디움에서 2위 이라크와 만나야 한다. 한국 대표팀이 귀중한 승리를 거둔 것은 분명하지만 황희찬의 부상은 남아 있는 월드컵 예선 일정상 큰 구멍이 아닐 수 없다. 황희찬 대신 들어와 뛰던 엄지성도 51분에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곧 이어지는 이라크와의 홈 게임에서 날개 공격수들의 빈 자리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결과
(10월 10일 목요일 오후 11시, 암만 국제 경기장)

요르단 0-2 한국 [골, 도움 기록: 이재성(37분 55초,도움-설영우), 오현규(67분 17초,도움-배준호)]

한국(4-2-3-1 포메이션)
FW : 주민규(51분↔오현규)
AMF : 황희찬(23분↔엄지성/51분↔배준호), 이재성, 이강인(90분↔백승호)
DMF : 황인범(90분↔홍현석), 박용우
DF : 이명재, 김민재, 조유민, 설영우
GK : 조현우

B조 현재 순위
1 한국 7점 2승 1무 5득점 1실점 +4
2 이라크 4점 1승 1무 1득점 0실점 +1
3 요르단 4점 1승 1무 1패 4득점 4실점
4 쿠웨이트 2점 2무 1득점 1실점
5 팔레스타인 1점 1무 1패 1득점 3실점 -2
6 오만 0점 2패 1득점 4실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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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월드컵 요르단 이재성 오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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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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