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의 은퇴 선언을 보도하는 AP 통신
AP
남자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이 코트를 떠난다.
나달은 10일(현지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달 열리는 데이비스컵을 끝으로 프로 테니스에서 은퇴한다고 선언했다.
고관절 등 여러 부상에 시달리며 2년 가까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나달은 지난해 5월 프랑스오픈 불참을 결정하면서 올해가 현역으로 코트를 누비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성공적인 선수 생활"
나달은 "지난 2년은 정말 힘든 시기였다. 분명히 어려운 결정이었고,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렸다"라며 "그러나 이 세상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의 선수 생활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성공적이었다"라며 "지금이 오랜 경력을 마무리할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나달의 은퇴 무대는 내달 19~24일 스페인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테니스 국가대항전 2024 데이비스컵 파이널스다. 스페인은 19일 네덜란드를 상대로 8강전을 치른다.
나달은 "프로 선수로 활동하며 처음으로 대단한 기쁨을 누린 것이 2004년 데이비스컵에서 우승했을 때"라며 "데이비드컵에서 선수 생활을 끝낸다면 완벽한 원을 그린 것 같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서 나의 조국 스페인을 대표해 뛰는 것이 마지막 무대여서 흥분된다"라고 말했다.
클레이코트 지배한 나달... '빅3' 조코비치만 남았다
나달은 테니스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2차례 우승했고, 특히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만 14차례 우승해 '클레이코트의 제왕'으로 불렸다.
2001년 프로 선수로 데뷔한 나달은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에서 209주간 1위에 머물렀고, 상위 10위 안에 18년 가까이 이름을 올렸다.
AP 통신은 "나달은 모든 포인트가 마지막인 것처럼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전력으로 달려가 미끄러지며 공을 치는 경기 스타일 덕분에 가장 위대한 테니스 선수 가운데 한 명이자 클레이코트에서 제왕으로 군림했다"라고 평가했다.
나달은 오랜 라이벌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먼저 은퇴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함께 남자 테니스의 '빅3'로 활약했다.
하지만 어느덧 불혹에 가까워진 나이와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은퇴를 결정했다. 이로써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20차례 우승한 페더러에 이어 22차례 우승한 나달까지 은퇴하면서 당분간 조코비치(24차례 우승)가 최다 우승자로 남게 됐다.
나달의 은퇴 소식을 접한 페더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런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라며 "잊지 못할 추억과 놀라운 업적에 감사한다"라고 썼다.
나달의 후계자로 불리는 스페인의 22세 남자 테니스 스타 카를로스 알카라스도 "나달의 업적을 따라갈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나달의 경기를 좋아했고, 그가 은퇴하면 너무 그리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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