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초로 5위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달성한 kt 위즈
역대 최초로 5위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달성한 kt 위즈kt위즈

승리할 때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겁없는 막내' KT 위즈와 사상 첫 2연패를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의 대결이 이제 대망의 마지막 승부만을 남겨놓고 있다.

KT와 LG는 10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 경기를 통해 플레이오프 티켓의 주인공을 가릴 최종전을 펼친다.

4차전까지 양 팀은 2승2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1차전을 KT가 잡아 기세를 올렸지만 2, 3차전을 LG가 연이어 승리했다. 하지만 4차전에선 벼랑 끝에 몰린 KT가 연장 11회 접전 끝에 신승을 거두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10구단으로 가장 늦게 합류한 막내 KT는 올해 가을야구에서 무서운 기세로 역사를 바꿔나가고 있다. 정규시즌 144경기를 다 치른 뒤 SSG 랜더스와 사상 최초로 '5위 결정전'까지 치르는 혈투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마지막으로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또한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는 4위 두산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5위팀 최초로 준PO 진출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웠다. KT가 만일 LG와의 5차전마저 잡아낸다면 '5위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역사를 추가하게 된다.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한때 최하위권까지 추락했던 KT의 놀라운 반전이다.

LG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KT를 꺾고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무려 29년만에 감격적인 정상에 올랐다. 올시즌에는 몇몇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부진으로 지난 시즌만큼의 압도적인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3위를 차지하며 가을야구 티켓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해서는 아직 삼성(플레이오프)과 KIA(한국시리즈)이라는 큰 산들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최소한 하위팀에게 업셋(우승후보가 패배당하는 일)이라는 수모를 피하는 것은 디펜딩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역대 5전 3선승제 준PO에서 두 팀이 1승1패로 3차전을 치른 적은 6차례 있었는데, 3차전 승리 팀이 6번 모두 예외없이 100% PO 티켓을 획득했다는 것도 LG에게 유리한 기록이다.

서로 물러설 곳이 없어진 두 팀은 5차전에서 나란히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홈어드밴티지와 체력적인 면에서는 LG의 우위가 예상된다. 하지만 KT가 4차전에서의 극적인 연장승리로 유리한 상승세를 가져왔다는게 변수다. KT에게는 5위 결정전과 와일드카드 시리즈 2연전에 이어 올가을에만 벌써 4번째 외나무다리 승부라는 점에서, LG보다 압박감에 좀 더 익숙하다.

KT는 엄상백, LG는 임찬규를 각각 최종전 선발로 낙점했다. 두 투수에게는 2차전 맞대결 이후 4일 휴식만의 리턴매치다. 2차전에서는 임찬규가 5.1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 승리투수를 차지하며, 4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된 엄상백에 완승을 거뒀다.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9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LG 오스틴이 우전안타를 치고 1루로 향하고 있다.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9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LG 오스틴이 우전안타를 치고 1루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내일이 없는 승부인 만큼 두 팀은 유사시에 언제든 불펜진을 조기에 총가동할 수도 있다. LG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임찬규가 활약한 2차전을 제외하고 선발투수들이 부진하며 불펜투수들의 부담이 커졌다. 이에 염경엽 LG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선발요원이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을 사실상 전천후 계투로 활용하는 변칙적인 마운드 운용을 선보였다.

에르난데스는 5일 동안 1-4차전에서 모두 출장했고 총 6.1이닝간 무실점 탈삼진 9개를 달성할 동안 총 102개의 공을 던졌다. 손주영도 3차전에서 5.1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하기도 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전문 불펜요원이 아니고, 직전 등판에서 많은 투구수에 비하여 휴식일이 짧았다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임찬규가 4일 휴식만에 등판하는 것이 올시즌 처음이라는 것을 고려할때, 초반에 흔들리는 조짐을 보일 경우에는 에르난데스와 손주영이 언제든 다시 투입될 수 있다. LG가 중반까지 리드를 잡을수만 있다면, 준PO 3경기에 등판한 유영찬과 김진성이 뒷문을 책임져야한다.

KT의 불펜진에도 고영표라는 필승 카드가 있다. 고영표는 현재까지 준PO 2경기에서 7.1이닝 5피안타 2실점 평균자책점 2.45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9일 4차전에서는 구원투수로 등판해 3.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홀드를 수확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5차전의 승부처로 시리즈 내내 이미 많은 투구수를 소화한 양팀 '필승조간의 허리싸움'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타선에서 LG의 최대 고민은 중심타자 문보경의 기나긴 침묵이다. 문보경은 준PO 4경기에서 모두 4번타자로 출장했으나 15타수 무안타라는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3차전에서는 보다못한 염경엽 감독이 4번타자인 문보경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하는 진귀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문보경은 그나마 4차전에서는 볼넷 2개를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설상가상 수비에서도 실책이 속출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특히 4차전에서는 무리한 송구 플레이가 끝내기 패배로까지 이어진 시발점이 되고 말았다. 만일 문보경이 5차전에서도 살아나지 못하고 LG가 끝내 패배한다면 문보경은 탈락의 원흉이라는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할 공산이 크다.

KT도 멜 로하스 주니어와 장성우의 부진이 아쉽다. 로하스는 4차전까지 1-2번을 오가며 테이블세터로 출장하고 있는데 12타수 3안타에 그치고 있다. 3안타는 모두 단타였고 타점도 전무하다. 정규시즌에 32홈런 112타점의 맹타를 터뜨린 것에 비하면 아쉬운 활약이다. 3번타자로 출장중인 장성우 역시 16타수 2안타에 그치고 있으며 믿었던 수비에서도 2경기 연속 포일을 저지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팀 모두 자존심이 걸린 마지막 승부다. 준PO 5차전에서 이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을 히어로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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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5차전 LG트윈스 KT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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