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한국 대표팀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선수 선발 배경에 대해 설명 중인 홍명보 감독
대한축구협회
아시안컵에서 한국에 아픔을 안긴 요르단을 상대로 시원하게 설욕할 수 있을까. 요르단을 넘어야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보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에서 요르단과 맞붙는다.
한국, 아시안컵서 요르단에 1무 1패 열세
한국은 지난 9월 열린 팔레스타인(홈)-오만(원정)과의 첫 번째 아시아 3차 예선 2연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냉정하게 만족스러운 성적표는 아니었다. 특히 홍명보 감독 체제 이후 첫 경기였던 팔레스타인전 무승부는 역사에 남을 만큼 충격적이었다. 오만과의 2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한 숨을 돌렸지만 지난 2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축구팬들을 결코 만족시키지 못했다.
조 2위 안에 들어야만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직행에 성공할 수 있는데 한국을 비롯해 요르단, 이라크가 승점 4로 동률을 이루고 있어 3파전 구도가 확립된 상황이다. 그래서 이번 10월 A매치 2연전(요르단-이라크)의 중요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요르단은 한국과 승점, 골득실에서 같지만 다득점에서 앞서며 조1위에 위치해 있다. 만약 한국이 요르단을 제압한다면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요르단은 FIFA 랭킹 68위로 한국(23위)보다 45계단의 차이를 보인다. 역대 전적에서는 3승 3무 1패로 한국이 앞서지만 올해 두 차례 맞대결에서 1무 1패로 열세였다.
무엇보다 요르단전은 아시안컵 복수전 성격을 띠고 있다. 지난 2월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역대급 황금세대라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조별리그 무승부에 이어 4강에서 요르단과 재격돌했지만 오히려 경기력은 더욱 참담했다. 슈팅수 8-17로 크게 열세였고, 유효슈팅 0개의 굴욕을 맛봤다.
아시안컵 4강전 당시 한국에 득점을 기록한 야잔 알나이마트(알아라비),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가 요르단의 핵심 공격 자원으로 꼽힌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최근 부상으로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요르단은 알나이마트, 알타마리를 모두 이번 10월 A매치 명단에 포함시키며 출전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 손흥민 부재 메울 플랜B 제시할까
요르단보다 오히려 더 신경써야 할 곳은 내부에 있다. 지난 7월 홍명보 감독 선임 이후 축구팬들의 불만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불공정성과 절차 논란이 주된 이유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2개월 동안 축구협회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고, 지난 2일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에 절차적 문제를 공식 발표했다. 앞선 9월 A매치 2연전에서도 시원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며 여론에 뭇매를 맞은 홍명보 감독으로선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경기 외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대표팀의 주장이자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제외됐다. 손흥민은 지난달 27일 유로파리그 카라바흐와의 경기 도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이후 회복세가 더뎌 결국 토트넘에서 차출 불가 통보를 받았다.
지난 오만전에서 1골 2도움을 올리며 건재함을 보인 손흥민의 부재는 홍명보 감독에게 큰 고민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이 뛰지 못할 것에 대비해 플랜B를 준비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배준호(스토크 시티), 엄지성(스완지 시티) 2선 왼쪽에서 뛸 수 있는 자원은 많다. 배준호와 엄지성은 대표팀에서 경험이 부족하고, 이재성은 측면보단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본 포지션이다.
현재로선 황희찬이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오만전에서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인 황희찬이 왼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그러나 황희찬은 올 시즌 울버햄튼에서 후보로 밀리며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
임시 주장 맡은 김민재, 요르단 공격 봉쇄할까
요르단전의 승부처는 수비다. 알나이마트-알타마리 듀오의 공격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만큼 공격적으로 나설 공산이 크다.
한국 수비의 핵심은 단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이다. 손흥민의 부상으로 공석이 된 주장직을 김민재가 이어받음에 따라 어깨가 더욱 무겁다.
특히 김민재는 지난 2023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결장했다. 호주와의 8강전에서 대회 두 번재 경고를 받은 그는 경고 누적으로 인해 요르단전 패배를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결국 한국은 김민재가 빠진 공백을 끝내 메우지 못하며 2실점으로 무너졌다.
김민재는 최근 컨디션이 절정에 올라 있다.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에서 뱅상 콤파니 감독의 큰 신임을 받으며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 중이다. 수비에서의 퍼포먼스가 뛰어났음은 물론이고, 지난 주말 프랑크푸르트전에서는 시즌 1호골을 쏘아올렸다. 김민재가 이끄는 수비에서 단단하게 버텨준다면 요르단전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