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면 갈무리
MBC
사연을 신청한 아내는 최근 남편의 협의 이혼 요구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이혼을) 만류했지만 남편의 확고한 진심을 듣고 그동안의 신뢰가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반면 남편은 아내와 대화하면 항상 정리가 안되거나 좋지 않게 끝나는 일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나만 노력하고 있나'는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과연 이 부부의 사연은 무엇일까.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남편이 휴가 기간을 맞이하여 가족들이 모두 집에 모였지만, 정작 남편은 자신의 방안에서 두문불출하며 식사도 다른 가족들과 각자의 공간에서 따로 했고 좀처럼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아내는 집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보냈고, 남편은 홀로 방 안에 있었다. 부부는 거실에서 잠깐 마주쳐도 아무런 대화 없이 서로를 외면했다. 아이들 역시 엄마와 훨씬 가까웠고, 아빠와는 다소 서먹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남편은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외출한 다음에야 조용히 방 밖으로 나와 시간을 보냈다. 가뜩이나 무더운 여름에 찜통같은 더위를 견디다 못한 남편은 직접 에어컨을 구입하여 방안에 설치하기도 했다. 아내는 그러한 남편을 바라보며 "처량하고, 왜 저럴까 싶다. 내가 그렇게 싫을까. 얼마나 싫으면 저렇게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씁쓸해했다.
아내는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수시로 갑자기 화를 낸다며 그럴 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미 방송 촬영 일정이 잡힌 상태에서 남편이 돌연 1박 2일로 혼자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해서 아내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남편은 곧장 화를 버럭 냈다고 한다.
아내는 "남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게 공포스럽다. 남편에게 이야기하면 목소리를 높인게 아니라고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남편은 고성이 오가거나 겁을 주려는 수준이 아니었다며 자신의 기준으로는 화를 낸 게 아니라고 부인하며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남편은 아내의 제안으로 정신과에 다니며 화를 진정시키는 약을 먹었다.
아내는 심지어 남편이 "네 얼굴만 보면 화가 난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하며 별거를 선언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남편은 아내에게 여유자금을 요구하며 별거를 위한 전셋집까지 얻었지만, 정작 집을 얻은 뒤에는 남편이 태도를 180도 바꾸어 안 나겠다고 버텼다고 한다. 아내는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도 남편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답답해했다.
남편은 "집을 나간다고 하면 아내가 말릴 줄 알았지만, 그러지 않고 오히려 전셋집 보증금을 챙겨준 아내의 모습에 오기가 생겨 전세 계약까지 맺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얼마 가지 못해 현실을 깨달았다. 스스로 자괴감이 들어 전셋집을 정리하고 다시 집에 들어왔지만, 여전히 달라지지않은 부부관계에 결국 이혼까지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나 홀로 방안 생활'을 고집하는 이유를 두고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 같다"고 스스로 진단을 내렸다. 전문의인 오은영 박사도 남편의 분석이 "정확한 표현"이라며 공감했다.
남편은 결혼 전에 부모님과 갈등이 있을 때도 화가 나면 똑같이 방문을 닫고 두문불출하는 식으로 대처한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예전에는 아내가 방에 들어가 남편을 설득하면 밖으로 나오곤 했지만, 하루는 남편이 "내가 화가 났다고 하면 풀릴 때까지 기다려주면 안 되냐. 당신이 문 열고 들어오면 내가 나가야 돼"'라고 크게 화를 냈다고도 전했다. 아내는 이후 큰 충격을 받아 남편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것도 두려워졌다.
양측의 입장을 모두 들어본 오은영 박사는 "누가 잘잘못의 문제가 아니라. 부부의 성향이 너무 다른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아내가 논리적인 해결과 선택에 집중하는 성향이라면, 남편은 자신이 말을 안 해도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감정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아내도 이런 남편의 성향을 이미 잘 알고 있지만, 감정적 반응이 잘 안되는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오은영 박사의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