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시사기획 창>
KBS
- 광고 제작하는 과정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저희가 여러 업체에 의뢰해서 광고를 진행했어요. 여러 곳에 광고 대행을 의뢰한 이유가 있습니다. 허위 광고를 하는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에 '왜 이런 불법 광고를 했냐'고 물었더니 다들 '광고 업체가 해서 우리는 몰랐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진짜 광고 업체가 알아서 불법 광고를 하고, 건강식품 업체는 모를 수 있는지 확인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직접 해보니 광고 업체가 알아서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광고업체는 먼저 광고주, 그러니까 건강식품 업체에 '어떤 광고 내용을 원하는지' 묻더라고요. 광고주가 의·약사를 넣어달라, 비포-애프터를 넣어달라 이런 주제를 정해주고 관련 이미지를 전달하면 그걸 광고업체가 만드는 겁니다. 그러니까 비포애프터 광고가 필요하면, 체중계 사진이나 모델 사진을 광고업체에 줘야 만들어주는 거예요.
그 후에도 광고업체는 광고주한테 시안 등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뒤에 광고를 내보내 주시더라고요. 그러니까 광고주는 광고 내용을 모를 수 없고, 이게 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 방송인 유재석씨도 피해자라고 나오던데, <유 퀴즈 온 더 블럭>(아래 <유퀴즈>)를 도용한 광고인가요?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저희 방송이나 9시 뉴스에서 보도를 드렸는데도, 아직도 유재석씨가 이 제품을 광고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아주 많더라고요. 이 업체가 <유퀴즈> 방송을 무단으로 그 장면만 잘라 자기 제품 설명인 척 SNS에 광고한 겁니다.
이 프로그램에 나온 교수님께도 전화드렸는데 이 교수님이 크게 고통 받고 있었습니다. 마치 그 사기 업체 제품을 자문하거나 팔고 있는 걸로 주변에서도 생각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 업체 홈페이지도 있는데, 여기에도 그 교수님 사진과 여러 연예인의 사진을 도용해 걸어뒀습니다. 사람들은 오히려 유명 연예인이랑 의사 사진이 있으니까 믿고 사는 거죠. 아직도 경찰이 이들을 잡지를 못하고 있어서, 전국적으로 피해자가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 건강기능식품 업체는 대부분 공유 오피스에 있는 페이퍼컴퍼니인가요?
"좀 규모가 커진 곳은 사무실이 번듯하게 있었는데, 저희가 간 곳 중 절반 이상은 공유 오피스였습니다. 제대로 된 오피스가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제품 생산은 공장에서 다 해주고, 창고도 공장에 빌려주고, 마케팅은 광고 업체에서 대행해 주니까요.
공유 오피스를 쓰는 게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건, 이 제품을 먹은 소비자들이 문제가 있었을 때 고객 대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고객센터 전화했을 때 거의 다 '통화 중'이거나 안 받거나 팩스로 돌려진다거나 이런 식으로 연결이 안 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심지어 저희 제보자 중에 한 분은 제품을 먹었는데 효과가 없다고 항의하려고 전화했더니, 대부업체로 연결이 된 적도 있었다고 해요."
- 건강기능식품 업체를 만들어 광고하니 연락이 많이 왔다고 했는데, 어떻게 왔나요?
"저희 제품 홈페이지가 있었는데 그 홈페이지에서 카카오톡 상담하기로 바로 연결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카톡으로 여러분들이 문의하셨었어요. 연락하시면 바로 저희가 KBS 제작진이라는 점을 알리고, 인터뷰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대부분 다이어트하고 싶어서 이 제품을 사고 싶다는 분들이었고, 당뇨를 고치고 싶어서 이 제품을 사고 싶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어요. 정말 치료가 필요한 간절한 상황에서 건강식품 광고에 속는 분들이 있는 겁니다. 이런 마음을 절대로 악용하면 안 되죠. 광고 업체 스스로도, 정부에서도,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