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의 가을 마법이 챔피언까지 무너뜨렸다.

kt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에서 LG 트윈스를 3-2로 이겼다.

사상 최초로 열린 5위 결정전에서 SSG 랜더스에 승리하며 극적으로 가을 야구 막차를 탄 kt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연달아 꺾고 처음으로 뒤집기에 성공하며 KBO 역사를 새로 썼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으로 정상에 오른 LG를 상대로 먼저 1승을 따내며 기세를 이어갔다.

굴러온 기회 살리지 못한 '챔피언' LG

kt는 먼저 점수를 올렸다. 2회 선두 타자 강백호가 우중간 안타로 포문을 열자 문상철이 LG 선발 디트릭 엔스의 빠른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포를 터뜨린 것이다.

반면에 LG는 kt 선발로 나선 고영표의 역투에 10명의 타자가 연속 범타로 물러나면서 고전했다.

4회 1사 후 신민재의 빗맞은 안타로 겨우 출루에 성공한 LG는 신민재가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오스틴 딘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1-2로 추격했다. 다만 오지환의 중전 안타로 계속된 찬스에서 김현수가 투수 땅볼로 힘없이 물러나며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kt는 실점 후 곧바로 5회 공격에서 배정대와 심우준이 엔스를 상대로 연속 2루타를 터뜨리면서 3-1로 달아났다.

LG도 6회 홍창기의 2루타와 신민재의 볼넷, 오스틴의 진루타로 1사 1, 3루를 만들었다. 이때 kt의 치명적인 실책이 나왔다. 포수 장성우의 2루 송구를 아무도 잡지 않으면서 공이 외야로 흘렀고, 홍창기가 편하게 홈을 밟으며 2-3을 만들었다.

그러나 LG는 또다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문보경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오지환이 내야 땅볼에 그치면서 공격이 끝났다.

다시 전열을 정비한 kt는 손동현과 소형준, 박영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투입하며 LG의 남은 3이닝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던 승부를 웃으며 마쳤다.

오재일 대신 문상철... '강철 매직' 또 통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비교해 유일하게 5번 타순에만 변화를 줬다. 몸값 50억 원의 거포 오재일을 빼고 문상철을 기용했고, 이것이 승리를 이끈 '신의 한 수'가 됐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125경기에 출전한 문상철은 타율 0.256, 17홈런, 58타점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과 타점을 모두 경신하는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는 단 한 타석에 나오는데 그쳤으나 이강철 감독은 특히 정규시즌에서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331, 8홈런, 25타점으로 유독 강했던 문상철을 과감히 중심 타선에 세웠다.

문상철은 기대에 확실히 보답했다. 2회 엔스의 시속 150.8km 직구를 받아쳐 결승 투런포를 터뜨리며 해결사로 활약했다.

반면에 LG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투입하면서 총력전을 펼쳤으나 문보경, 오지환, 김현수 등 간판 타자들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잡은 팀이 다음 단계인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확률은 73.3%(15차례 중 11회)에 달한다. 하지만 kt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kt는 먼저 1승을 거뒀으나 내리 4연패를 당하며 LG에 우승을 내줬다.

두 팀은 6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kt는 엄상백, LG는 임찬규를 선발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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