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야구단(자료사진)

성균관대 야구단(자료사진) ⓒ 성균관대학교 야구부


지난 9월 11일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는 110명의 유망주가 지명을 받고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그중 대학 졸업 예정 선수가 16명뿐이었다는 점은 상당히 큰 충격이었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올해 고교야구 인재들이 상당히 많았기에 대학 졸업 예정 선수들을 뽑을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그만큼 대학 졸업 예정자들이 고등학교 졸업 예정 선수들보다 기량적인 측면에서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 두 가지 요인에 따라 대중들로부터도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대학야구는 프로에서도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2일에는 4년제 대학야구 감독들이 대전에서 감독자회의를 열고 쇄신 방안을 논의하며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협력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실 야구를 포함해 대학 스포츠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 계기는 KUSF(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의 존재에서 찾을 수 있다. KUSF는 본인들이 주관하는 모든 대회의 상업적인 권리는 본인들에게만 있기에 이와 관련한 어떠한 상업적인 콘텐츠도 제작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즉, 대학 스포츠에서 '돈'이 되는 콘텐츠 생산은 모두 본인들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때 공중파·케이블 TV로 중계됐던 주요 대회(대학야구 왕중왕전 등)도 이제는 메스미디어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따라서 대학야구는 세 가지 측면에서 발전방향을 찾아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형 대학야구 모델'을 구성해야 한다는 과제부터 풀어야 한다.

첫 번째는 프로에 도전하는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다. 주승우(키움)처럼 대학야구에서 돋보적인 활약을 펼친 이들에 대해서는 프로행을 적극 도우면서 프로에 입단할 때까지 체계적인 훈련 및 등판 모델을 각 선수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두 번째는 일찌감치 지도자 자격을 취득하는 방법이다. 일반 사회원들이 한창 경제활동을 하는 40대에 은퇴하는 운동선수들의 특성상, 야구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도자 자격 취득이 필수다. 이에 따라 대학 1, 2학년 때 자격증을 취득해 프로 미지명 이후에도 지도자로서의 길을 열어줄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다.

세 번째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일반 대학생과 동일한 과정을 밟도록 지원하는 방법이다. 야구 외에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으며, 학위 취득을 통하여 일반 기업에 입사하거나 트레이너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다.

일례로 대통령배와 봉황대기에서 MVP를 받은 대구고 출신의 서상호(성균관대 졸업)는 고교 및 대학무대 활약에도 불구하고 프로에 지명받지 못하자 곧바로 대학원에 입학, 트레이너로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경상중학교 차정환 감독 역시 대학원 학위 취득 이후 체육교사를 거쳐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경험이 있다.

이와 같이 대학야구가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야구 외에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3단계 육성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지난 드래프트에서 프로 스카우트 팀은 대학 이름값이 아니라 선수 실력을 보고 본인들이 원하는 기대주를 뽑았다는 공통 분모를 지니고 있다. 이에 선수들도 대학 지원에서부터 졸업시까지 다양한 방안이 있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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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데일리안, 마니아리포트를 거쳐 문화뉴스에서 스포테인먼트 팀장을 역임한 김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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