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 윌리엄 쿠에바스가 2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포효하고 있다

프로야구 kt wiz 윌리엄 쿠에바스가 2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포효하고 있다 ⓒ kt wiz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극적으로 올라온 kt wiz가 두산 베어스를 물리치고 돌풍을 일으켰다.

kt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두산을 4-0으로 이겼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5위 결정전에서 SSG 랜더스를 꺾고 포스트시즌 막차를 탄 kt는 가을 야구의 첫 관문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며 1차전을 잡았다.

가을야구에 강한 kt, 이 정도면 마법 아닌 과학

승부는 1회에 갈렸다. kt는 두산 선발 투수 곽빈의 제구 난조를 놓치지 않았다. 리드오프 김민혁의 볼넷과 멜 로하스 주니어의 좌전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든 뒤 장성우가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먼저 점수를 올렸다.

kt는 장성우가 두산 수비진의 중계 플레이가 허점을 틈타 2루까지 가며 무사 2, 3 찬스를 이어갔다.

강백호와 오재일이 곽빈의 변화구를 받아쳐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3-0으로 달아났고, 오윤석의 보내기 번트에 이어 배정대의 중전 적시타로 kt가 1회에만 4점을 획득했다.

올 시즌 kt를 상대로 6차례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1로 역투하며 '천적'으로 군림하던 곽빈은 포스트시즌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고, 2회에도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볼넷을 내주자 두산은 미련 없이 투수를 교체했다.

곽빈에 이어 등판한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은 5회까지 삼진 6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그러나 승패는 뒤바뀌지 않았다. 두산은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역투에 철저히 막혔다. 또한 김민, 손동현, 박영현으로 이어지는 kt 필승조도 무너뜨리지 못한 정규시즌 4위 두산은 5위 kt에 한 점도 얻지 못하는 영봉패의 굴욕을 당했다.

두 팀은 3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무승부만 해도 준플레이오프에 오르는 두산이 여전히 유리하지만, kt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쿠동원' 쿠에바스, 역시 큰 경기에 강하다

전날 5위 결정전 혈투를 치르고 올라온 kt가 불리한 경기였으나, 쿠에바스의 역투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9월 정규시즌에 4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7.16으로 부진하며 팀의 순위 경쟁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특히 두산을 상대로 약했던 쿠에바스였으나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는 1회 두산 선두타자 정수빈이 기습 번트를 시도하자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던졌다. 비록 정수빈은 살아남았으나 쿠에바스가 어떤 각오로 경기에 나섰는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쿠에바스는 5회까지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6회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사 1, 3루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김재환과 양석환을 연거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양석환과의 대결에서 헛스윙 3개를 유도하며 삼진 처리한 쿠에바스는 거칠게 포효하며 분위기를 달궜다.

올해로 KBO리그에서 6년째를 보내고 있는 쿠에바스는 절체절명의 승부마다 선발로 나서 승리를 이끈 전형적인 '빅게임 피처'다.

2021년 NC 다이노스와 정규시즌 경기에서 108구를 던지며 승리투수가 된 쿠에바슨은 단 이틀을 쉬고 삼성 라이온즈와 1위 결정전에 다시 선발 등판해 7이닝 무실점 역투로 kt의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2023년에는 NC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 등판한 뒤 사흘밖에 쉬지 못했으나 4차전에 다시 선발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됐다. kt 팬들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거두며 롯데 자이언츠를 우승으로 이끈 고 최동원 감독을 빗대 '쿠동원'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지난해 정규시즌 꼴찌에서 반등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kt는 올해도 역시 꼴찌로 추락했다가 5위로 뛰어올라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등 '가을 마법'을 선보이고 있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은 분위기에 크게 좌우된다. 한껏 달아오른 kt가 과연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5위가 4위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오르는 역사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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