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고 또 이왕이면 기억했으면 하는 행복한 순간들도 있다. 나쁜 기억들도 당연히 태반이 기억에서 사라질 텐데,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는 순간들도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건 기록이다. 글, 사진, 영상 등으로 그 순간을 남기는 행위다.
물론 기록을 남기는 게 항상 기억에 도움을 주진 않는다. 자신도 모르게 기억을 취사선택하는 것처럼 기록은 그 자체로 이미 취사선택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기억은 조작'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기록은 조작'된'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큐멘터리 영화 <잠자리 구하기>는 기억이 아닌 기록을 풀어낸다. 감독이자 주 화자이기도 한 홍다예가 고등학교 시절의 학교, 교실, 거리, 집에서 친구들과 또는 혼자 있는 때를 찍었다. 성적이 전부여야 했던 시절, 대학 진학이 모든 것이었던 시절, 대학만 들어가면 모든 게 끝날 것 같던 시절의 이야기.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인생은 계속된다.
청소년에서 청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