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안방에서 열린 5위 결정전에서 SSG를 꺾고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따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5안타를 때려내며 4-3으로 재역전 승리를 따냈다. 정규리그에서 72승2무70패 승률 .507로 SSG와 동률을 이룬 kt는 역대 첫 5위 결정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SSG에게 재역전승을 거두며 2020년부터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쉽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가 1회 선제 솔로 홈런에 이어 1-3으로 뒤진 8회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리며 2안타4타점2득점으로 '원맨쇼'를 펼치며 kt의 승리를 견인했다. 마운드에서는 8회 2사 후에 등판한 마무리 박영현이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하지만 kt는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취해 있을 틈이 없다. 2일부터 곧바로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기 때문이다.

[두산] '다승왕' 곽빈 내세워 1차전에 끝낸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시대'를 누렸던 두산은 2022년 9위로 추락한 후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이승엽 감독을 영입했다. 그리고 두산은 이승엽 감독 부임 후 작년 정규리그 5위에 이어 올해 정규리그 4위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만족하긴 힘들지만 최소한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전통적으로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뛰어난 두산은 올해 4명의 외국인 투수가 단 13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나마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많은 승리(7승)를 따냈던 브랜든 와델은 지난 6월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실제로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9월 5경기에 등판해 2패1홀드 평균자책점6.63으로 부진했던 조던 발라조빅 한 명으로 가을야구를 치러야 한다.

그럼에도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t를 꺾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자신하는 이유는 마무리 김택연을 중심으로 이영하와 이병헌, 홍건희, 김강률, 최종인 등으로 이어지는 안정된 불펜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뛰어난 구위와 풍부한 경험을 갖춘 두산의 불펜은 백전노장 노경은과 중고신인 조병현에게 의존하는 SSG보다 우위에 있다. 게다가 두산의 필승조는 4위가 확정된 후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올 시즌 두산 타선은 34홈런107타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낸 양석환을 중심으로 29홈런92타점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한 김재환, 그리고 규정타석을 채우며 3할 타율을 기록한 양의지와 허경민도 있다. 여기에 7월 말 두산에 합류한 새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도 38경기에서 타율 .326 10홈런39타점29득점을 기록하며 가을야구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올 시즌 15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오른 곽빈을 선발로 예고했고 외국인 투수 발라조빅까지 불펜에서 대기할 예정이다. 그만큼 시리즈를 1차전에서 조기에 끝내면서 큰 전력 소모 없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잠실라이벌' LG트윈스와 지하철 시리즈를 치르겠다는 각오다. 작년과 올해 후반의 부족한 뒷심으로 팬들을 실망 시켰던 이승엽 감독은 올 가을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까.

[kt] 5연속 가을야구, WC결정전서도 기세 이을까

kt는 2020년 정규리그 2위를 시작으로 2021년 통합우승, 2022년 정규리그 4위, 2023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하며 2020년대 들어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실제로 2020년대에 한 번도 가을야구 진출을 놓치지 않은 팀은 kt와 LG 뿐이다. kt는 올해도 SSG와 5위 결정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로하스의 멀티홈런에 힘입어 극적으로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따냈다.

kt는 두산과 가을야구에서 통산두 차례 격돌했다. kt는 2020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게 1승3패로 패하면서 창단 첫 가을야구를 4경기 만에 마무리했지만 2021년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어 4연승으로 설욕하며 창단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양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과 처음 만나는 kt는 휴식일 없이 적지인 잠실에서 두산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둬야 하는 어려운 조건에 놓여 있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와 5위 결정전에서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불펜으로 활용한 kt는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KBO리그에서 활약한 5년 동안 3번이나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던 쿠에바스는 올해 7승12패4.10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t는 내일이 없는 경기인 만큼 쿠에바스가 초반에 흔들리면 고영표를 비롯한 불펜진을 조기에 투입할 확률이 높다.

정규리그에서 32홈런112타점을 기록했고 5위 결정전에서도 멀티홈런을 터트린 로하스라는 검증된 강타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단기전에서 kt의 커다란 장점이다. 물론 두산 투수들이 로하스와 쉽게 승부를 벌일 확률이 높지 않은 만큼 kt로서는 강백호와 장성우, 황재균 등 국내 타자들의 활약이 매우 중요하다. 두산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베테랑 오재일 역시 kt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역대 9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5위 팀이 4위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kt 역시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면서 올해처럼 불리한 입장에서 포스트시즌을 시작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kt는 SSG와의 5위 결정전을 이기고 올라오면서 기세가 오른 상황이다. kt가 이 기세를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이어간다면 사상 첫 '5위의 반란'도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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