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한국시간) 가라바흐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 선수(토트넘 홋스퍼)
AP=연합뉴스
"경기 일정이 너무 많고, 이동도 많다. 선수들이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데, 경기가 너무 많아서 무척 어렵다."
지난 26일(한국시간), 축구 대표팀과 잉글랜드 명문 토트넘 훗스퍼 주장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페이즈 1차전을 앞두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전 세계 축구는 변화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축구 중심으로 불리는 유럽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지역은 클럽-A매치 대항전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특히 경기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팬들의 이목이 가장 집중되고 있는 유럽 지역은 특히 그 변화의 폭이 훨씬 크다.
2024-25시즌만 놓고 봐도 그렇다.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챔피언스리그는 조별리그 6경기에서 8경기로 늘렸으며 한 개 조에 4팀이 들어가는 형식이 아닌 36개 팀이 리그전을 펼치는 '페이즈' 시스템으로 변화했다. 이에 더해 16강 플레이오프를 창설해 경기 수를 더욱 늘렸으며 챔피언스리그 하위 대회인 유로파리그, 컨퍼런스 리그에도 이와 같은 방식을 채택했다.
A매치도 달라졌다. 지난 2018-19시즌부터 유럽축구연맹은 A매치 기간, 55개 국가가 리그전을 펼치는 '유럽 네이션스 리그'를 창설했다. 유럽 내 55개의 국가가 피파 랭킹에 따라 4개의 조로 나뉘게 되고, 리그 승강제도를 도입해 유럽 국가들의 축구 경쟁력을 올리겠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하지만 이는 많은 역효과를 낳았다. 기존 전력과 미래 자원들을 점검할 수 없게 됐고, 매 순간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만 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된 것. 이에 따라 많은 유럽 내 대표팀들은 숨 돌릴 틈도 없이 경쟁의 시대에 살아야만 했고, 결국 희생양은 선수들의 몫이 됐다. 치열한 리그와 유럽 대항전을 치른 이후 휴식 시간도 없이 국가대표팀에 참가해야만 했고, A매치 기간에도 100%의 전력을 쏟아내며 많은 피로감을 느껴야만 했다.
이에 더해 유로와 월드컵 지역 예선까지 치러야만 하는 상황. 선수와 감독들의 입에서 불필요한 경기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18일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스페인과 맨체스터 시티 중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 중인 로드리는 "(선수 집단 파업의) 상황에 가까워졌다. 이대로라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순간이 올 것이다"라며 불필요한 경기를 줄여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실제로 로드리는 지난 시즌 소속팀 맨체스터 시티와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 총 5275분을 뛰었고, 리그-챔피언스리그-유로-네이션스 리그를 오가며 혹사에 가까운 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커리어 내내 철강왕 면모를 뽐내며 정상급 실력을 뽐냈던 그였지만, 그는 결국 부상으로 쓰러졌다. 지난 23일 아스널과의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의심되는 부상을 입었다.
경기 뛰는 선수들 의견도 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