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3호 달착륙선에 배치할 공기여과장치를 천재들이 머리를 맞대고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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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7월 아폴로 11호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지구 외의 천체(달)에 발을 내디딘 미션을 성공시키며 1960년대를 온전히 쏟아부은 미국의 아폴로 계획은 큰 결실을 얻는다. 1957년 소련이 인류 최초로 우주로 우주선을 쏘아 올리며 시작된 이른바 '우주 경쟁'의 마침표를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건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계속해서 아폴로호를 쏘아 올렸다.
1970년 4월 11일 13시 13분 13초에 발사한 아폴로 13호는 앞선 11호, 12호처럼 달 표면 착륙해 달의 기원에 대해 많은 걸 알아내는 게 주요 목표였다. 나아가 지구의 기원도 알아내는 게 궁극적인 목표였다. 메인 슬로건도 '달에서 지식을'이었다. 한편 1970년대를 화려하게 열어 젖힐 신호탄의 역할도 있었다. 잇따른 성공으로 실패는 누구의 머릿속에도 들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13'이라는 숫자가 불길했다. 흔히 기독교문화권에서 13을 불길하게 생각해 공포를 느끼기까지 하지 않는가. 한자문화권에서 '4'를 터부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폴로 13호 팀은 그런 미신을 타파하고자 오히려 정면돌파를 시도한다. 주지한 것처럼 아예 발사의 시, 분, 초까지 13으로 맞춰버린 것. 하지만 불길함은 오래지 않아 현실이 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아폴로 13호: 극한의 생존기>는 제목과 부제 그대로 아폴로 계획 사상 최악의 실패가 될 뻔했지만 극적으로 생환하며 '성공적인 실패'로 역사에 길이 남은 '아폴로 13호' 이야기를 건넨다. 약 30년 전 영화 <아폴로 13호>로 다시 한번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적이 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금 정확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
아폴로 13호는 발사 몇 분만에 문제가 발생한다. 1단 분리 후 2단계 추진을 하던 중 중앙엔진이 일찍 꺼져버린 것이다. 미션 취소 얘기가 나왔지만 남은 4개로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출한다. 그렇게 아폴로 13호는 순조로운 운항을 이어간다. 발사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나면 거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던 선례를 비춰볼 때 미션 성공은 시간 문제일 뿐이었다.
그런데 발사 56시간에 다다를 무렵 아폴로 13호에서 이제는 너무나도 유명해진 그 문장 '휴스턴, 문제가 생겼다'가 전해진다. 이후 그야말로 극한의 생존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산소 탱크가 터진 게 당면한 직접적 문제였다. 산소 탱크는 2개 있었으나 2번이 터지며 1번에도 영향을 끼쳤고 결국 2개 다 무용지물이 돼 버린다.
휴스턴 우주센터는 달 착륙을 포기하고 우주비행사들을 살리는 판단을 빠르게 내린다. 곧 공기가 바닥날 사령선을 폐쇄하고 달착륙선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한다. 그렇지만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던 것이, 빠르게 사령선의 데이터를 달착륙선으로 옮겨야 했다. 다행히 성공한다. 이번엔 달착륙선에는 산소, 물, 전력이 부족했다. 이대로라면 전원 사망.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야 했다.
몇 개월 몇 년이 걸릴 문제, 아폴로 13호를 최대한 빨리 귀환시키는 문제를 몇 시간, 며칠 만에 마련해야 했다. 천재들이 머리를 맞대 두뇌를 풀가동해 내놓은 해결책은 달착륙선의 하강 추진 시스템을 연소해 우주선 전체를 추진하여 더 빠른 속도로 달 표면을 돌게 하고 예상보다 하루 더 빨리 귀환시키는 작전이었다. 역시 다행히 극적으로 성공한다.
어떻게 대응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