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해 2위를 확정한 뒤, 'PO 직행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해 2위를 확정한 뒤, 'PO 직행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이 안방에서 키움을 꺾고 정규리그 2위와 포스트시즌 직행을 확정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때려내며 9-8로 승리했다. 8회까지 9-2로 앞서던 삼성은 9회초 키움에게 6점을 내주며 추격을 허용했지만 어렵게 승리를 지키면서 남은 4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정규리그 2위와 포스트시즌 직행을 결정지었다(77승2무61패).

삼성은 선발 원태인이 6이닝5피안타1사사구5탈삼진1실점 호투로 프로 데뷔 6년 만에 15승 고지에 올랐고 9회 2사 후에 등판한 김재윤은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1회 선제 3점 홈런을 터트린 박병호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구자욱은 멀티 홈런을 포함해 3타점2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박진만 감독은 작년 8위의 아쉬움을 씻어 버리고 삼성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끌었다.

통산 가을야구 30회에 빛나는 명가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기록한 구단은 단연 11회의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을 자랑하는 KIA 타이거즈(해태 포함)다. 하지만 천하의 타이거즈도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시즌은 작년까지 총 22회로 같은 기간 삼성의 30회에는 미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우승횟수(통합우승 포함 8회)에서는 통산 11회 우승의 타이거즈에 미치지 못하지만 KBO리그 역사에서 가장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던 팀은 삼성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가을 단골' 삼성도 KBO리그 출범 후 20년 동안에는 한 번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삼성은 1985년 전기리그와 후기리그를 모두 휩쓸며 통합우승을 차지했지만 프로 원년을 시작으로 2001년까지 한국시리즈에 7번 진출해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실제로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유독 힘을 쓰지 못했고 야구팬들로부터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삼성의 운명이 바뀐 시즌은 한국 축구가 월드컵 4강에 진출했던 2002년이었다. 그 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를 상대했고 3승2패로 앞선 6차전 9회말에 이승엽(두산 베어스 감독)의 동점 3점홈런과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감격적인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부터 삼성의 본격적인 전성기가 시작됐다.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 현대 유니콘스와 9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8번째 준우승을 기록한 삼성은 2005 시즌을 앞두고 '국보투수' 선동열 감독이 부임했다. 선동열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는 명장이 되기 힘들다'는 스포츠의 격언을 깨고 감독에 부임하자마자 2005년과 2006년 연속으로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선동열 감독 체제 하에서 삼성은 6년 동안 5번이나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그리고 삼성의 진짜 왕조는 류중일 감독 체제 하에서 활짝 열렸다. 삼성은 류중일 감독 부임 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4연패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달성했다(1986~1989년 해태는 한국시리즈 4연패). 특히 외국인 투수가 1명 밖에 없었고 김상수(kt 위즈)와 조동찬(삼성 2군 작전코치)이 부상으로 빠졌던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는 1승3패의 열세를 뒤집고 5.6,7차전을 따내며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막강한 선발 트로이카와 신구조화 타선

그렇게 영원할 거 같았던 삼성 왕조는 정규리그 5연패를 달성하고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게 패한 2015년부터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2014 시즌이 끝나고 최형우(KIA), 2015 시즌이 끝나고 박석민(요미우리 자이언츠 3군 육성코치), 2016 시즌이 끝나고 차우찬과 류중일 감독, 2017 시즌이 끝나고 이승엽이 각각 FA이적과 계약기간 만료, 은퇴 등의 이유로 삼성을 떠난 것이 치명적이었다.

2016년 창단 후 가장 낮은 정규리그 9위에 그치며 7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삼성은 2020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며 창단 후 최악의 암흑기에 빠졌다. 삼성은 2021년 kt와 선두경쟁을 벌이며 정규리그 2위로 6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만나 2연패를 당하면서 한국시리즈 복귀가 무산됐다(2021년 플레이오프는 3전2선승제로 열렸다).

2022년8월 박진만 감독대행이 부임한 삼성은 50경기에서 28승22패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박진만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작년에는 다시 8위에 그쳤다. 삼성은 작년 시즌이 끝나고 FA시장에서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보강했다. 시즌 도중에는 외국인타자 데이비드 맥키넌과 루벤 카데나스를 중도교체하는 악재가 있었음에도치열했던 2위 경쟁의 최종 승자가 됐다.

올해 삼성의 일등공신은 127경기에서 타율 .344 33홈런115타점92득점으로 타선을 이끌고 있는 구자욱과 기복이 있었던 외국인 투수들 대신 삼성의 1선발로 활약하며 데뷔 첫 다승왕에 도전하고 있는 원태인이다. 여기에 김영웅과 이재현,김지찬 같은 젊은 선수들이 급성장했고 강민호와 박병호,김헌곤 등 베테랑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3년 만에 정규리그 2위라는 좋은 성과를 만들 수 있었다.

삼성은 지난 11일 한화 이글스전을 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의 복귀 여부와 후반기 심각한 부진에 빠진 오승환 등 고민거리도 적지 않다. 하지만 포스트시즌까지 약 3주의 여유가 있기 때문에 전력을 재정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직행한 삼성은 플레이오프의 관문을 통과하며 1993년 이후 31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타이거즈와 재회할 수 있을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삼성라이온즈 정규리그2위 PO직행 박진만감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