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첼시전에 출전한 황희찬

지난달 25일 첼시전에 출전한 황희찬 ⓒ 로이터통신/연합뉴스


"황희찬은 지난 시즌 울버햄튼의 핵심 자원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그의 존재감은 작아지고 있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국 스포츠 언론 <디 애슬레틱>은 이번 시즌 부진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대한민국 공격수 황희찬에 대해 아쉬운 평가를 매겼다. 그러나 그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가 4라운드를 마쳤다. 잠시 유럽축구연맹(UEFA) 대항전으로 주중이 시끌벅적한 가운데 프리미어리그는 오는 21일(한국 시각) 오후 8시 30분부터 웨스트햄과 첼시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리그 일정을 재개한다.

한편 대한민국 선수들이 속한 팀들은 아쉬운 출발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는 1승 1무 2패 승점 4점으로 13위에 자리하고 있고, 프리미어리그 데뷔를 노리는 김지수의 브렌트포드는 2승 2패 승점 6점으로 리그 9위에 머무르고 있다.

시즌 초반 부침 겪는 황희찬, 반등 포인트 충분하다

축구 대표팀 측면 공격의 중심인 황희찬이 속한 울버햄튼 역시 부진한 출발을 보여주고 있다. 게리 오닐 감독의 울버햄튼은 개막 후 1무 3패 승점 1점을 기록, 리그 18위에 머무르고 있다. 리그에서 아쉬운 출발을 보인 울버햄튼은 리그 컵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기록, 조기 탈락하는 쓰라림을 맛봤다.

19일 오전 3시 45분 영국 브라이튼에 자리한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 3라운드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 2-3으로 무너졌다. 울버햄튼은 경기 초반부터 흔들렸다. 전반 14분 브라이튼 카를로스 발레바에 실점한 이후 전반 31분에는 아딩그라에 추가 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전반 44분 울버햄튼은 곤살로 게데스가 선취 득점을 기록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 카디오글루에 쐐기 득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후반 추가 시간에 토마스 도일이 추격 득점을 기록했으나 이미 시간을 늦었고, 결국 울버햄튼은 공식전 2연패를 떠안았다. 아쉬운 패배 속 선발 출격하여 71분을 소화한 황희찬은 우측면 공격수로 경기장을 활발하게 뛰어다니며 기회를 엿봤지만, 공격 포인트 획득에는 실패했다. 위협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았고, 21번의 볼 터치와 빅 찬스 미스 1회를 기록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시즌 초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황희찬이다. 지난해 리그에서 29경기에 나와 12골 3도움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작은 부상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차출이 상승 곡선의 발목을 잡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성장한 모습을 연이어 보여주며 향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부푼 기대감을 안고 맞이했던 20224-25시즌, 황희찬은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이지 못하며 아쉬움을 사고 있다.

아스널-첼시로 이어지는 리그 초반 일정에서 선발 출격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며 팀의 패배를 바라봐야만 했다. 이후 번리와의 리그 컵과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맞대결에서 교체 출전을 통해 기회를 엿봤지만, 무위에 그쳤다. 또한 리그 3라운드 뉴캐슬전에서 20분간 교체로 경기장을 누볐으나 활약이 미미했고, 브라이튼과의 리그 컵 맞대결에서도 오랜만에 선발로 기회를 잡았으나 공격 포인트는 무산됐다.

이처럼 부진한 시즌 출발을 보여주고 있는 황희찬은 현지 매체의 거센 비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 울버햄튼 지역 매체인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은 이런 경기력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고, 이번 시즌 현재까지 최악의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혹평했다.

 지난 4월 27일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 원더러스 대 루턴 타운의 경기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황희찬이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 원더러스 대 루턴 타운의 경기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황희찬이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REUTERS/연합뉴스


지난해 좌측 공격수와 최전방에서 활약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던 황희찬은 마테우스 쿠냐, 페드로 네투, 파블로 사라비아 등 2선 자원들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특히 좁은 공간 안에서 마무리 역할에 충실했고, 리그 12골이라는 인상적인 수치로 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2024-25시즌 황희찬의 팀 내 쓰임새는 다르게 활용되고 있다. 측면에서 과감한 돌파로 공격 활로를 개척했던 페드로 네투가 첼시로, 다니엘 포덴세는 사우디아라비아 무대로 떠났다. 공격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요 자원들이 이탈하자, 황희찬이 우측면에서 그 임무를 대신 수행하고 있고 지난 시즌 보여줬던 파괴적인 역할이 줄어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포지션 변화과 더불어 여름 이적 시장, 황희찬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적설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름, 황희찬은 프랑스 명문 마르세유와 강하게 연결됐다. 팀에 부임한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황희찬에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며 영입을 희망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연이은 해외 매체들의 비판 속 황희찬의 출발이 불안하지만, 반등할 수 있는 포인트는 충분하다. 먼저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점이다. 우측 공격수가 어색할 수 있으나 점차 적응하고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가 쌓인다면 공격 포인트를 쌓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실제로 황희찬은 커리어 내내 한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았고, 매 시즌 적응기를 거쳐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유럽에서 오랜 기간 살아남았다.

물론 매 경기와 순간 증명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프로 무대인 만큼 장시간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지만, 지난 3시즌 동안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보여줬던 실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

한편 황희찬의 울버햄튼은 21일 오후 9시 30분, 시즌 초반 3승 1패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출발을 보여주고 있는 아스톤 빌라와의 5라운드에서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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