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팟츠(AFOTS) 왼쪽부터 세한, 도휘, 주운, 루빈

▲ 에이팟츠(AFOTS) 왼쪽부터 세한, 도휘, 주운, 루빈 ⓒ 주식회사 스콘


"긴 긴 밤과 지친 맘이 내 안에 새겨진 상처로 아파와도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오면 꼭 너에게 닿기를"

노래 '여름비'의 한 구절이다. '여름비'는 소나기처럼 세차게 그리고 가랑비처럼 서서히 스며드는 앨범, <새: 파란>의 수록곡이다. 주인공은 미디어 테크 스타트업 '스콘'에서 데뷔한 버추얼 남자 아이돌 그룹 에이팟츠(AFOTS)다.

최근 K-POP 시장은 이른바 '버추얼 전성시대'다. 버추얼 아티스트는 가상현실에서 디지털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로 활동하는 이들을 뜻한다. 에이팟츠는 지난 8월 22일 데뷔한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다. AFOTS는 'A Fragment Of The Season'의 약자로, 계절의 파편이라는 뜻이다. 네 명의 멤버는 각 계절을 상징한다. 세한은 봄, 도휘는 여름, 주운은 가을, 루빈은 겨울이다. 이들은 계절에 따라 싹을 틔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나서 내년을 준비하는 나무처럼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전한다.

에이팟츠 멤버 세한, 도휘, 주운, 루빈과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이들과의 대화를 문답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사계절의 하모니

- 에이팟츠만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세한 : "에이팟츠가 사계절이라는 특성이 있는 것처럼 각각 보컬 스타일이나 음악 성향이 뚜렷해요. 사람들이 노래를 들으면 각자 다른 매력이 느껴질 거라고 생각해요. '캐릭터가 확실한 그룹'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강한 개성이 모여 나오는 멋진 하모니가 저희만의 매력이거든요."

- 어떻게 만나 에이팟츠라는 그룹을 결성하고 데뷔했나요?
주운 : "루빈이와 고등학생 때 같은 밴드부였어요. 첫 무대를 앞두고 긴장하니까 루빈이가 옆에서 조언해 줬어요. 그게 참 힘이 됐죠. 덕분에 떨지 않고 공연할 수 있었어요. 나중에 밴드를 나왔는데 마음이 답답했어요. 음악이 감정을 표출할 수 있었던 유일한 수단이었거든요. 그래서 음악을 다시 시작했고 다른 멤버들을 만나 에이팟츠로 데뷔하게 됐어요. 정말 행운이죠."

루빈 : "밴드부에서 주운이랑 함께했던 순간들이 떠올라요. 언제는 한눈에 봐도 관객이 적은 공연을 한 적 있었거든요. 그냥 내려놓고 우리 음악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특히 즐겁게 불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새: 파란> 앨범 커버

▲ <새: 파란> 앨범 커버 ⓒ 주식회사 스콘


- 이제 앨범 이야기로 들어가 볼게요. 데뷔 앨범 제목이 <새: 파란>이에요. 앨범 이름 의미가 무엇인가요?
주운 : "파랑은 여름의 청량하고 에너지 있는 이미지와 우울하다는 의미를 동시에 지닌 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다음 '파란' 앞에 '새'라는 단어를 붙여 새로운 시대의 물결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말하고자 했죠. 물웅덩이에 비가 떨어지면 파동이 생기잖아요. 지금 마음에 비가 내리더라도 그치고 푸른 하늘이 비칠 거라는 희망을 말하고 싶었어요."

- 그래서 그런지 앨범에 담긴 두 곡, '여름비'와 '솔라 셔벗(Solar Sherbet)'의 느낌이 정반대예요.
도휘 : "여름의 양면성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여름비는 먹구름이 낀 것 같은 회색빛 상황에서도 언젠가 우리 노래가 닿기를 바라는 파란 희망을 담은 곡이에요. 정말 애정이 커요. 음악을 향한 사랑과 간절함이 담긴 곡이거든요. 앞으로도 여름비에 담긴 기억과 마음은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주운 : "여름비도 좋은 노래지만 요즘은 솔라 셔벗을 추천하고 싶어요. 9월이지만 아직 뜨거운 햇살을 맞으면 '아직 여름이구나' 하잖아요. 이 곡은 따가운 햇볕에서 견딜 수 있는 상큼하고 시원한 느낌을 줘요. 출근길이나 등굣길에 신나게 들을 수 있는 일상 속 작은 탈출구를 선물하고 싶었어요."

루빈 : "사실 둘이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이어져요. 여름비에 '언젠가는 이 어둠이 걷히길'이라는 가사가 있어요. 그게 솔라 셔벗에서 '그 어둠이 걷히고 나 심장 뛰는 걸 느껴 난'이라는 가사로 해소돼요. 그런 개연성이 좋아요. 저도 꿈을 이루지 못한 장마 같은 시간을 지나 데뷔라는 맑은 날을 맞이했거든요."

- 여름비 티저 마지막에 나오는 로고가 인상적인데 무슨 의미인가요?
루빈 : "우산을 썼는데도 안으로 비가 들어오는 그림이에요. 우울감이나 방황은 회피로 막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를 괴롭히는 시간을 막지 못하는 상황의 허무함을 표현하려고 직접 그렸어요."

세한 : "로고가 정말 예쁘지 않나요? 천재 같아요. 루빈이는 에이팟츠가 어떤 이야기를 대중에게 들려주려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 실력도 뛰어나서 다음 앨범에도 참여해 준다면 기쁠 거예요."

"파츠, 가을에도 함께해요"

에이팟츠(AFOTS) 왼쪽부터 도휘, 주운, 세한

▲ 에이팟츠(AFOTS) 왼쪽부터 도휘, 주운, 세한 ⓒ 주식회사 스콘


- 다들 노래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네요. 함께 음악을 만들 때 어떤 부분을 특히 신경 쓰나요?
세한 : "그동안 음악을 혼자 해왔다 보니 처음에는 생각이 많았어요. 어떻게 해야 하고 싶은 말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됐거든요. 멤버들과 활동하며 쉽고 명확한 전달법을 깨달아가는 중이에요. 특히 작곡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곡을 만들며 표현 방식을 배우고 있죠."

도휘 : "힘들 때마다 음악으로 위로를 받았어요. 듣는 이들에게 힘을 주는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그러려면 감정 전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분위기의 곡이든 마음이 잘 전달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 데뷔해서 어떤가요.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나요?
세한 : "예상치 못한 관심에 행복한 매일을 보내고 있어요. 여기저기 자랑하면서 '좋아하는 그룹이 부른 노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래요."

도휘 : "데뷔하고 정말 많은 감정이 오갔어요. 사실 아이돌을 준비하다 데뷔가 무산된 적이 있어요. 그 후로 혼자 버티고 연습하던 수많은 순간이 떠올라요.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울컥해요. 파츠(팬)들이 좌절하는 순간이 와도 포기하지 않고 힘낼 수 있도록 위안을 주고 싶어요."

주운 : "응원 덕분에 힘을 얻고 있어요. 가을에는 계절감이 묻어나면서도 저희만의 색채를 드러낼 수 있는 곡으로 돌아올게요."

루빈 : "데뷔라니 아직도 꿈만 같아요. 앞으로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달릴 수 있는 용기를 얻도록요. 기대에 부응하는 에이팟츠가 될게요."

에이팟츠(AFOTS) 왼쪽부터 주운, 도휘, 세한, 루빈

▲ 에이팟츠(AFOTS) 왼쪽부터 주운, 도휘, 세한, 루빈 ⓒ 주식회사 스콘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sa__ppy)에도 실립니다.
에이팟츠 버추얼 아이돌 새파란 스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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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잡지교육원 취재 기자 미디어 에디터 27기입니다. / az78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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