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손흥민이 지난 5일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팔레스타인전에서 드리블을 하는 모습

▲ 손흥민 손흥민이 지난 5일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팔레스타인전에서 드리블을 하는 모습 ⓒ 대한축구협회



팔레스타인전 무승부로 위기에 빠진 홍명보호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오만전에서 첫 승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한국 축구 운명 걸린 오만 원정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 개편됨에 따라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 역시 8.33장으로 늘었다. 과거보다 예선 통과가 훨씬 수월해졌다. 그런데 시작부터 꼬였다. B조에서 약체로 분류되는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에서 승점 3을 가져오지 못한 것이다.

팔레스타인전은 홍명보 감독의 10년 만에 A대표팀 사령탑 복귀 무대이자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첫 경기라서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선임 과정서 잡음이 컸던 탓에 홍명보 감독을 향한 홈팬들의 거센 야유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경기가 진행됐다. 이날 홍명보호는 주장 손흥민을 중심으로 이강인, 이재성, 황인범, 김민재 등 최정예를 앞세우고도 팔레스타인의 밀집 수비 파훼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무득점 무승부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승점 1을 얻는데 그치면서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이 크게 가중됐다. 오만마저 꺾지 못할 경우 조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10월에는 좀 더 강한 상대인 요르단-이라크와의 2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아시아 축구판도는 상향평준화 추세가 두드러진다. 어느 하나 만만하게 볼 팀이 없다. 오만도 마찬가지다. 오만은 피파랭킹 76위로 한국(23위)보다 낮다.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4승 1패로 크게 앞서지만 지난 2003년 오만 원정에서 1-3으로 덜미를 잡힌 '오만 쇼크'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오만은 2023 아시안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이후 지난 2월 체코 출신의 야로슬라프 실하비 감독을 선임해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주로 체코 리그에서 경력을 쌓은 실하비 감독은 유로 2020에서 체코 대표팀의 8강 진출을 이끌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당시 체코는 안정된 공수 밸런스와 짜임새 있는 조직력으로 강호 네덜란드를 제압하는 등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오만은 실하비 감독 체제로 치른 5경기에서 3승 1무 1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 6일 이라크와의 3차 예선 1차전에서는 0-1로 패했으나 점유율, 슈팅수에서 모두 앞서며 선전을 펼쳤다.

그러나 오만은 큰 전력 누수를 안고 있다. 이번 한국전에서 주전 센터백 모하메드 알무살라미, 아흐메드 알카미시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또, 주전 중앙 미드필더 아샤드 알알라위는 앞선 경기에서의 퇴장으로 한국전에 결장한다.

홍명보 감독, 오만전 새로운 변화 예고

홍명보 감독은 첫 경기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공격의 방향이 측면으로만 지나치게 치우쳤고, 상대 진영까지 접근하지 못하자 다시 패스가 뒤로 나오는, 이른바 'U자 빌드업'이 발현됐다. 울산 시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의 전형적인 패턴이었다. 축구팬들이 더욱 홍명보 감독에게 실망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뿐만 아니라 상대의 역습 대처, 세트피스 수비에서도 큰 아쉬움을 남겼다.

홍명보 감독은 9일 오만전을 하루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 소유의 가장 큰 목적이 무엇이냐는 점에 대해 선수들이 조금 더 인식하길 바란다. 공 소유는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경기를 의도대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게 '롱볼'이 될 수도 '빠른 공격'이 될 수도 있다. 너무 안정적으로만 계속 공을 돌리다 보면 밀집 수비를 깨기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오만은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후방에서 내려앉는 수비를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한국으로선 상대의 밀집 수비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다.

홍명보 감독은 2006년생의 신예 양민혁을 비롯해 최우진, 이한범, 엄지성 등 젊은피를 수혈했지만 첫 경기에서 나이 많은 베테랑들을 중용했다. 특히 공격부터 미드필드, 수비까지 척추를 형성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주민규, 정우영, 김영권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체력, 활동량 저하가 두드러진 팔레스타인전과는 차별화된 스쿼드의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원톱 오세훈, 센터백 이한범의 선발 출장, 양민혁과 엄지성의 조커 출격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오만전에 대해 "내일 경기는 원정이고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승리 외에는 다른 게 없다. 모든 초점을 승리에만 맞추도록 하겠다"라며 "확실히 지난 홈 경기 때보다는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졌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많이 좋아졌다. 아무래도 전술적인 면에서도 조금 더 시간을 보낸 것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승리의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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