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 스틸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36년 만의 속편 <비틀쥬스 비틀쥬스>는 리디아로 인해 만들어진 영화다. 산 자와 죽은 자가 뒤섞이는 핼러윈 밤, 딸을 살리기 위해 지하 세계로 과감히 떠나는 모성애와 가족애가 주제다. 당시 17세 소녀였던 위노나 라이더는 어느새 엄마가 되었고, 50대가 훌쩍 넘었다. 실제로도 힘든 시간을 거쳐 '기묘한 이야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고 재기에 성공한 마이클 키튼도 비슷한 서사를 공유하고 있다. 어쩌면 캐릭터나 주제의 확장 보다, 배우의 히스토리를 연료 삼아 펼친 속편이 안전한 선택인 것이다.
1988년 개봉한 <비틀쥬스>는 거장이 된 팀 버튼의 시작이라 볼 수 있다. <비틀쥬스>를 인정받아 자신만의 정체성을 무기로 <배트맨>, <가위손> 등 불세출의 감독으로 성장했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비주얼과 기괴한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옮겨 놓은 세계관은 후대 감독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팀 버튼만의 아날로그 스타일로 제작한 손맛을 확인하는 순간은 또 다른 재미다. 속편에서 총 70개 이상의 세트를 지어 불태우며 촬영했다. 오프닝의 마을 전체를 아우르는 디오라마 항공샷, 폰트까지 일치해 향수를 자극한다.
무엇보다 그 시절 감성이 연상되는 여러 장치가 인상적이다. 전 편의 주요 캐릭터로 다시 만난 배우들은 세월의 흔적이 깃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해 웃음을 준다. 노래에 맞춰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몸과 입을 주체하지 못하는 만찬 립싱크 장면이결혼식장에서 재현된다.
▲영화 <비틀쥬스 비틀쥬스> 스틸컷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하지만 확장된 세계관과 오리지널, 뉴 캐스트의 조화는 실패했다. 비틀쥬스의 전처 델로레스와 전직 영화배우였던 형사 울프 잭슨(윌렘 대포)이 투입되었으나 겉돌기만 한다. 다만 반항기 가득한 아스트리드를 연기한 제나 오르테가는 팀 버튼 감독의 시리즈 '웬즈데이'의 경험을 살려 완벽히 작품 속으로 스며들었다. 팀 버튼 페르소나의 세대교체를 상징한다.
1편을 보지 않고 볼 수 있을 만큼 친절한 후속편은 아니다. 작품 속 대사와 상황으로 설명되기는 하나, 젊은 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지 미지수다. 기괴하면서도 귀여웠던 세계관 보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따뜻한 시선에 주목했다. 속편의 제목이 <비틀쥬스 비틀쥬스>인 만큼, 세 번 부르면 소환되는 비틀쥬스의 특성을 반영해 3편까지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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