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연장 접전 끝에 적지에서 두산을 꺾고 4연승을 내달렸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1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지난 8월 29일 한화 이글스전을 시작으로 내리 4연승을 달린 롯데는 이날 NC 다이노스에게 2-8로 패한 SSG랜더스를 제치고 한화와 승차 없는 7위로 올라서며 5강 진출의 희망을 높였다(56승3무62패).

롯데는 2회부터 10회까지 5연타석 삼진을 당한 정훈이 연장 12회 값진 결승 적시타를 때려냈고 윤동희와 노진혁, 빅터 레이예스, 박승욱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11회에 등판해 2이닝을 1피안타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은 7번째 투수의 역투가 돋보였다. 1군 복귀전에서 시즌 3번째 승리를 챙긴 나균안이 그 주인공이다.

1군 복귀전에서 74일 만에 시즌 3승

2017년 마산 용마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입단한 '포수' 나균안(개명 전 나종덕)은 입단 당시부터 강민호(삼성)의 뒤를 이을 대형 포수 유망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통산 타율 .123의 성적이 말해주듯 타자로서는 좀처럼 성장하지 못했고 결국 강한 어깨의 강점을 살려 2020년 투수로 전향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나균안의 투수 전향은 롯데에게도 나균안 개인에게도 매우 현명한 선택이 됐다.

2021년부터 1군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한 나균안은 2022년 39경기에서 3승8패2홀드 평균자책점3.98의 성적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작년 23경기에서 130.1이닝을 던지면서 6승8패3.80의 기록으로 박세웅과 함께 롯데의 토종 원투펀치로 맹활약했다. 나균안은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젊은 운동선수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는 병역 문제까지 해결했다.

나균안은 올해도 김태형 신임 감독으로부터 롯데의 4선발로 낙점 받았지만 시즌 전부터 배우자 폭행 및 불륜 의혹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올해 14경기에서 2승7패9.05로 부진하던 나균안은 지난 6월 25일 KIA전 선발 등판 전날 술자리에 참석하면서 구단으로부터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나균안은 8월 14일 징계가 해제됐지만 김태형 감독은 8월이 끝날 때까지 나균안을 1군에 콜업하지 않았다.

9월 1일 확대 엔트리를 통해 두 달 여 만에 1군에 복귀한 나균안은 두산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1회에 마운드에 올랐다. 나균안은 시속 148km의 빠른 공을 비롯해 2이닝 동안 33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4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고 12회 초에 터진 정훈의 결승타 덕에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6월19일 kt 위즈전 선발승(5이닝4실점) 이후 74일 만에 따낸 시즌 3번째 승리였다.

롯데는 애런 윌커슨과 찰리 반즈, 박세웅, 김진욱, 정현수로 선발진을 꾸리고 있어 나균안은 잔여 시즌 불펜으로 활약할 확률이 높다. 나균안이 불펜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준다면 롯데는 잔여 시즌 불펜에 뜻밖의 '신무기'가 생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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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롯데자이언츠 나균안 2이닝4K무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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