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FC의 선두 질주가 결코 우연이나 돌풍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 역전 드라마였다. 파이널 라운드까지 포함해도 이제 11게임만 남은 상황에서 4연승(13득점 5실점)은 정상급 궤도라 말할 수 있다. 2위 김천 상무와의 격차가 승점 4점으로 벌어진 것이다.

윤정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강원 FC가 18일(일) 오후 7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4 K리그1 광주 FC와의 홈 게임에서 3-2 펠레 스코어 역전승을 거두고 1만 3170명 대관중 앞에서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승(15승) 새역사를 썼다.

 강원FC 윤정환 감독

강원FC 윤정환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복덩이 '코바체비치'의 헤더 멀티골

게임 초반 흐름은 어웨이 팀 광주 FC가 휘어잡았다. 시작 후 13분만에 이희균의 스루패스를 받은 이건희가 빠져 들어가는 것을 강원 FC 센터백 이기혁이 걸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페널티킥이 이어졌다. 이 절호의 기회를 알바니아 국가대표 아사니가 놓치지 않고 14분 33초에 왼발로 시원하게 때려 넣은 것이다.

광주 FC의 오른쪽 날개로 측면을 휘젓고 있는 아사니는 21분 48초에 날카로운 오른발 크로스로 강원 FC 센터백 강투지의 헤더 자책골까지 이끌어냈다. 이쯤이면 4연승 휘파람을 강원 FC보다 광주 FC가 먼저 불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홈 팀 윤정환 감독은 매우 이른 시간에 과감한 교체 결단을 내렸다. 전반 25분에 유인수와 윤석영을 빼고 조진혁과 송준석을 들여보내 왼쪽 라인을 바꾼 것이다. 그리고는 정말로 흐름을 강원 FC 쪽으로 돌려놓았다.

43분에 강원 FC가 따라붙는 골을 터뜨리는 것 같았다. 강원 FC의 자랑 양민혁이 오른쪽 측면에서 기막힌 오른발 크로스로 코바체비치를 빛낸 것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인물은 광주 FC 김경민 골키퍼였다.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는 코바체비치의 헤더 슛을 자기 왼쪽으로 날라올라 쳐냈고 곧바로 이어진 이상헌의 헤더 슛까지 얼굴로 막아낸 것이다.

광주 FC 김경민의 슈퍼 세이브도 어쩔 수 없는 완벽한 골이 전반 추가 시간 3분 34초에 나왔다. 강원 FC 센터백 강투지가 오른쪽 측면 공격 가담을 통해 올린 얼리 크로스가 코바체비치의 깨끗한 헤더 골로 들어간 것이다. 강투지는 자책골의 미안함을 자로 잰 듯한 크로스 어시스트로 씻어낸 셈이다.

크로아티아에서 데려온 골잡이 코바체비치는 후반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하나의 헤더 골로 점수판을 2-2로 만들어냈다. 49분 57초에 황문기의 오른쪽 측면 얼리 크로스 타이밍을 읽고 앞으로 마중 나오는 움직임이 돋보인 것이다.

코바체비치는 내친김에 해트트릭을 노릴 수 있었다. 66분에 양민혁의 역습 스루패스를 받아 광주 FC 김경민 골키퍼와 맞서는 절호의 노마크 골 기회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코바체비치의 오른발 끝을 떠난 공이 골문 오른쪽 기둥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벗어나고 말았다.

광주 FC도 다시 달아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69분, 아사니의 노마크 왼발 슛이 강원 FC 이광연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걸렸고, 1분 뒤에 이희균의 오른발 슛은 수비수 몸에 맞고 크로스바를 때리는 불운을 겪은 것이다.

그리고 강원 FC의 대역전 펠레 스코어 결승골이 74분 13초에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로 나왔다. 70분에 이상헌 대신 들어온 헨리가 5분도 안 되어 짜릿한 결승골 주인공이 된 것이다. 헨리의 헤더 역전골을 코너킥으로 도운 인물은 전반에 페널티킥을 내준 이기혁이었기 때문에 강원 FC로서는 짧았지만 불편한 기억을 시원하게 지워내는 일도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로써 강원 FC는 7월 20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게임 4-0 승리부터 시작해서 4연승 상승세를 타면서 정말로 우승 경쟁을 흥미진진하게 펼칠 수 있게 되었다. 5월 19일 울산 HD를 1-0으로 이긴 것부터 시작하여 6월 15일 수원 FC를 3-1로 이긴 게임까지 5연승 기록도 있는 강원 FC이기에 2위 김천 상무부터 6위 FC 서울에 이르기까지 누구와 붙어도 자신감이 넘치는 입장이다.

이제 선두 강원 FC는 오는 24일(토) 오후 7시 30분 6위 FC 서울을 만나기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찾아간다. 7위 광주 FC는 25일 오후 7시 3위 울산 HD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2024 K리그1 결과(8월 18일 오후 7시, 강릉종합운동장)

강원 FC 3-2 광주 FC [골-도움 기록 : 코바체비치(45+3분 34초,도움-강투지), 코바체비치(49분 57초,도움-황문기), 헨리(74분 13초,도움-이기혁) / 아사니(14분 33초,PK), 강투지(21분 48초,자책)]

강원 FC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이상헌(70분↔헨리), 코바체비치(70분↔김경민)
MF : 유인수(25분↔조진혁), 김동현(84분↔신민하), 이유현, 양민혁
DF : 윤석영(25분↔송준석), 이기혁, 강투지, 황문기

GK : 이광연

광주 FC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이희균(77분↔문민서), 이건희(67분↔베카)
MF : 안혁주(46분↔가브리엘), 정호연, 최경록(77분↔신창무), 아사니
DF : 이상기(84분↔김한길), 허율, 변준수, 김진호
GK : 김경민

2024 K리그1 현재 순위표

1 강원 FC 50점 15승 5무 7패 51득점 40실점 +11

2 김천 상무 46점 13승 7무 7패 39득점 30실점 +9
3 울산 HD 45점 13승 6무 8패 42득점 31실점 +11
4 포항 스틸러스 44점 12승 8무 7패 41득점 31실점 +10
5 수원 FC 44점 13승 5무 9패 37득점 36실점 +1
6 FC 서울 42점 12승 6무 9패 42득점 31실점 +11
7 광주 FC 37점 12승 1무 14패 35득점 37실점 -2

8 제주 유나이티드 32점 10승 2무 15패 26득점 37실점 -11
9 인천 유나이티드 FC 28점 6승 10무 11패 29득점 36실점 -7
10 대전하나 시티즌 27점 6승 9무 12패 28득점 38실점 -10
11 대구 FC 27점 6승 9무 12패 27득점 34실점 -7
12 전북 현대 26점 6승 8무 13패 33득점 49실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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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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