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나성범이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역전 홈런을 기뻐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적중률' 높았던 KIA의 FA 선택
최근엔 구단마다 팀의 간판선수가 FA자격을 얻기 전에 '비FA 다년계약'으로 미리 묶어 두는 것이 대세다. 실제로 한유섬과 김광현(이상 SSG랜더스),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고영표(kt 위즈), 류현진(한화 이글스) 등 각 구단의 간판선수들은 대거 '비FA 다년계약'으로 묶여 있다. 시즌이 끝나고 FA시장에서 과거처럼 '대어'들이 쏟아지던 시대는 지났다는 뜻이다.
하지만 비FA 다년계약 제도가 생긴 지는 아직 3년밖에 되지 않았고 그전까지는 FA영입을 통해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FA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KIA는 2010년대부터 FA시장에 꽤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실제로 KIA가 영입한 FA선수들의 활약이 상당히 쏠쏠했다. KIA는 적절한 투자와 영입을 통해 FA시장을 상당히 효과적으로 활용했던 구단이라는 뜻이다.
2010 시즌이 끝난 후 KIA는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거포 3루수를 영입했는데 그 선수가 바로 현재 KIA를 이끄는 이범호 감독이었다. 한화 시절 '철인'으로 유명하던 이범호 감독은 KIA 이적 후 첫 2년 동안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2013년부터 중심 타선에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7년에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더스틴 니퍼트에게 만루 홈런을 터트리며 KIA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KIA는 2012시즌이 끝난 후에도 4년동안 50억 원을 투자해 외야수 김주찬(롯데 타격코치)을 영입했다. 김주찬 역시 KIA 이적 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풀타임을 보낸 시즌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지만 2016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KIA의 간판 외야수로 맹활약했다. 실제로 김주찬은 KIA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8년 동안 한 번도 3할 타율을 놓쳤던 시즌이 없었다.
KIA는 2014년에 영입한 이대형(SPOTV 해설위원)을 1년 만에 신생팀 kt로 보내는 다소 황당한 결정을 한 후 2017시즌을 앞두고 구단 역대 최고의 FA를 영입했다. 바로 역대 최초로 'FA 100억 시대'를 열었던 최형우였다. KIA 유니폼을 입은 첫 시즌부터 타이거즈의 11번째 우승을 견인한 최형우는 만으로 40세가 된 올해도 옆구리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될 때까지 타점 1위를 달리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최근 3경기 6안타3홈런8타점 폭발
2021년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문 KIA는 팀 타율 9위(.248), 팀 홈런(66개)과 팀 득점(568점) 최하위에 머물렀던 저조한 공격력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특히 선수 생활의 황혼을 향해 가는 최형우의 뒤를 이을 새로운 간판타자 영입이 절실했다. 다행히 KIA는 이 부분에서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다. 광주에서 나고 자라 창원에서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성장한 나성범이 FA자격을 얻었기 때문이다.
NC 다이노스와 KIA의 2파전이 된 '나성범 쟁탈전'은 6년 총액 150억 원의 거액을 제시한 KIA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나성범은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22년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320 21홈런97타점92득점의 성적으로 단숨에 KIA의 새 간판타자로 떠올랐다. 작년에는 종아리와 허벅지에 차례로 부상을 당하면서 5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365 18홈런57타점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