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기뻐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단 우리 선수들께 제일 고맙습니다."

 

파리 현지시간으로 8월 4일. 인터뷰에서 정의선 회장이 밝힌 소감이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대표팀은 전 종목 석권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양궁 종목에 부여된 5개의 금메달을 모조리 휩쓴 것이다. 매우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구기 종목들이 올림픽 본선 진출에 모두 실패하면서 최소 인원이 참가하게 됐기 때문이다. 메달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각종 병기들로 겨루는 종목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보여주었다. 사격과 펜싱에 이어 대한민국의 최종병기인 양궁 역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다.

 

남자 개인전 결승을 끝으로 양궁은 파리올림픽에서 모든 경기를 마쳤다. 특히 마지막 금메달을 놓고 대결한 우리나라 김우진 선수와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의 승부는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양궁 경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였다.

 

세트 스코어 2:4로 뒤지고 있던 김우진 선수는 줄곧 그래왔던 것처럼, 또다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해 동점을 이뤄냈다. 마지막 세트에서 두 선수는 3발 모두 10점을 기록했고 마지막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에서도 두 선수 모두 10점을 쐈다. 그리고 김우진 선수가 불과 4.9mm 차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상 깊었던 건 우승을 확정한 뒤, 두 선수가 보여준 모습이었다. 서로에게 축하와 위로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나 역시 가슴 한편이 뭉클해졌다.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서로의 진심을 주고받고 있음이 화면을 넘어 전달되어 왔다.

 

양 팀의 감독과 선수들이 서로의 손을 붙들고 치켜들었다. 국가와 인종을 뛰어넘어 4명이 함께 손을 들고 있는 모습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그 순간만큼은 메달의 색깔이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모두가 승리자였다.

 

세계 최고 증명한 한국 양궁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과의 결승전에서 한국 김우진이 활시위를 놓고 있다.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과의 결승전에서 한국 김우진이 활시위를 놓고 있다. ⓒ 연합뉴스

 

무엇보다 한국 양궁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세계 최고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양궁 대표팀은 경기 과정과 결과 모두 귀감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정과 관심'이야말로 스포츠에서 정상을 향해 가는 가장 완벽한 발판임을 알게 해 줬다. 실제로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악명이 높기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국가대표 선발전이 올림픽 경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양궁 국가대표는 오직 실력을 통해서만 대표팀으로 선발되기 때문이다. 학연과 지연도 상관없다. 지난 대회 몇 관왕을 차지했든지 실력으로 증명해 내지 못하면 대표팀에 오를 수 없다. 모두가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공정한 대결인 것이다.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한 양궁 협회의 전폭적인 지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양궁 대표팀이 유별난 특별 훈련들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협회의 관심과 지원 덕분이다.

 

아직도 '국뽕'이 치사량으로 차올라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협회와 선수들은 곧 다음 올림픽 준비에 들어간단다. 이러니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만 하자. 2028년 LA 올림픽 양궁 우승도 우리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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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뉴시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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