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이 총성 없는 전쟁터로 돌변했다. 무조건 스타를 '추앙'하던 1, 2세대 아이돌 팬덤을 넘어 3, 4세대 아이돌은 스타와 팬덤이 한 몸이 되어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간다. 음악 방송에서 1위를 기록하는 것이 전부였던 시대는 지났다. 이젠 앨범 초동(앨범 발매 첫 주 판매량)부터 유튜브 조회수, 각종 시상식과 아이돌 브랜드 평판 지수까지 신경 써야 한다.
변화한 케이팝에 맞춰 팬덤 또한 자체적으로 홍보팀을 꾸리고 인증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전략적인 덕질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애정과 뿌듯함 못지않게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팬들이 늘고 있다. 케이팝 팬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케이팝 레이더가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1일까지 100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초동 경쟁이 지나치다고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라이트 팬의 63.3%, 코어 팬의 74.4%가 '그렇다'고 답했다. 활동기 한 달 동안 5만 원 미만으로 소비하는 팬은 '라이트 팬'으로, 같은 기간 5만 원 이상 소비하는 팬은 '코어 팬'으로 분류했다. '초동을 위해 팬덤이 무리한 소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말에도 라이트 팬의 66.9%, 코어 팬의 71.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과연 케이팝이 부추기는 경쟁심리는 건강한 애정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