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4 코믹-콘' 무대에 오른 모습

27일(현지시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4 코믹-콘' 무대에 오른 모습 ⓒ AP / 연합뉴스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로다주)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복귀가 현실이 됐다. 지난 27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코믹 콘(Comic Con) 행사에서 마블 스튜디오와 케빈 파이기 CEO는 향후 개봉될 <어벤져스 : 둠스데이>(2026년 5월), <어벤져스 : 시크릿 워즈>(2027년 5월)에 로다주가 복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와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 엔드 게임>을 연출했던 앤소니, 조 루소 형제 감독 역시 MCU에 다시 합류했다. 행사 무대에선 마블 캐릭터 '닥터 둠'의 가면을 착용한 수십 명의 인원 중 한 사람이 가면을 벗는 깜짝쇼가 펼쳐졌는데, 당시 현장의 사람들은 가면의 주인공을 확인하고 환호했다. 닥터 둠의 주인공이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였기 때문이다.

​최근 5년 사이 침체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던 MCU 작품들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마블이 선택한 방법은 기존 MCU 최고의 스타, 로다주의 컴백이었다. 

<캉 다이내스티> 접고 <둠스데이> 개봉... MCU 페이즈6의 변화
 
 오는 2026년과 27년에 걸쳐 새로운 어벤져스 시리즈가 개봉된다

오는 2026년과 27년에 걸쳐 새로운 어벤져스 시리즈가 개봉된다 ⓒ 마블스튜디오

 
지난 2022년 7월 23일, 역시 코믹콘 행사를 통해 마블은 MCU 페이즈 4~6의 제작 일정은 전격 공개했다. 하지만 작년 갑작스럽게 발생한 할리우드 작가 파업 여파 등으로 인해 개봉 일자가 상당 기간 늦춰지는 곤욕을 치렀다.  

설상가상으로 해당 작품들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해 줄 '정복자 캉'으로 선택된 배우 조나단 메이저스(OTT 시리즈 '로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 마니아> 출연)가 여성 폭행 혐의로 퇴출되면서 차기작 운영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마블은 페이즈 6의 핵심 영화로 기획 중이던 <어벤져스 : 캉 다이내스티> 대신 <어벤져스 : 둠스데이>를 제작하기로 했다.

​로다주의 MCU 합류는 이런 상황 속에서 공개됐다. 마블이 로다주, 루소 형제 감독을 동시에 복귀시킨 건 현재 위기에 빠진 MCU를 되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서 이들이 최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닥터 둠', 코믹북 속 최강 빌런... 기존 영화에선 무매력 캐릭터로 전락
 
 오는 2027년 개봉될 마블 영화의 동명 코믹북 '시크릿 워즈'.  닥터 둠이 핵심 캐릭터로 등장하는 대표작 중 하나다.

오는 2027년 개봉될 마블 영화의 동명 코믹북 '시크릿 워즈'. 닥터 둠이 핵심 캐릭터로 등장하는 대표작 중 하나다. ⓒ 시공사

 
이번에 로다주가 맡게 된 캐릭터는 빅터 폰 둠 (Victor von Doom), 흔히 닥터 둠(Doctor Doom)이라고 소개된 역할은 마블 코믹스의 대표 빌런이다. 코믹북에선 타노스 못잖은 막강 위력을 발휘하는 인물이지만, 극장판 영화에선 무매력 민폐 캐릭터로 전락했다. 

2000년대 20세기 폭스가 제작한 <판타스틱4> 시리즈와 2015년 폭스의 리부팅 작품에 등장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은 없었다. 이번에 마블의 닥터 둠 활용은 기존 <판타스틱 4>의 패착을 만회하는 동시에 승부수를 띄웠 것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로다주였을까. 여기엔 코믹북 속 독특한 세계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블의 자랑거리면서 동시에 MCU의 발목을 잡고 있는 '멀티버스' 기반의 다양한 작품 중에는 아이언맨과 닥터 둠이 때때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평행 세계의 아이언맨이 닥터 둠으로 돌변하는 내용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로다주의 컴백은 궁여지책이면서도 가장 최적의 선택이다.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 엔드 게임'의 한 장면.

영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 엔드 게임'의 한 장면.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코믹 콘> 행사장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가면 벗는 퍼포먼스는 각종 SNS의 인기 동영상으로 급부상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로다주 본인의 개인 SNS에도 이 영상올 공개했고 '좋아요' 숫자는 8시간 만에 700만 개 이상을 기록했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 1편의 엔딩 장면, "I'm Iron Man"을 외치던 토니 스타크의 현실 버전 마냥 이뤄진 깜짝쇼는 현재로선 대성공이다. 케빈 파이기 및 로다주 등 마블 관계자 역시 이 점을 고려해 퍼포먼스를 마련했을 것이다.

결국 ​마블 작품을 가장 잘 알면서 동시에 마블 마니아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배우와 감독의 귀환은 부진을 털어내기 위한 비장의 무기였다. 이 점이 흥행을 위한 묘수가 될지, 빈 수레가 요란한데 그칠 것인지의 여부는 오는 2026년 5월 <어벤져스 : 둠스데이>의 개봉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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