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지난해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베테랑 투수를 영입했다.

삼성 구단은 2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불펜 강화를 목적에서 프로에서 21시즌을 보낸 베테랑 투수 송은범과 연봉 5000만 원, 옵션 3000만원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송은범은 "믿고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 드린다. 젊은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찾은 후 1군에 올라와 불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2003년 SK와이번스에 입단한 송은범은 SK와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LG트윈스를 거치며 지난해까지 통산 680경기에 등판해 88승95패27세이브57홀드 평균자책점 4.57의 성적을 남겼다. 송은범은 지난 5월 중순부터 경산 볼파크의 재활군에 합류해 체계적으로 훈련을 소화하며 구위를 점검 받았고 테스트에 통과하면서 입단이 결정됐다. 과연 송은범의 풍부한 경험은 최근 부진한 삼성 불펜에 새로운 힘이 될 수 있을까.
 
 송은범 선수(자료사진)

송은범 선수(자료사진) ⓒ 한화 이글스

 
후반기 들어 흔들리는 삼성 불펜

지난해 10개 구단 중 불펜 평균자책점 최하위(5.12)였던 삼성은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불펜 강화를 최우선 순위로 삼았다. 지난해 FA시장에선 최근 3년 연속 30세이브를 비롯해 통산 169세이브를 기록 중인 정상급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4년 총액 58억 원의 조건에 영입했다. 올 1월에는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26세이브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한 임창민과 2년 총액 8억 원에 계약하며 불펜을 강화했다.

이로써 삼성은 새로 영입한 두 베테랑 불펜 투수와 '끝판왕'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필승조를 구축했다. 지난해까지 기록한 세 투수의 통산 세이브를 모두 더하면 무려 691개에 달한다.

지난해 성적만 보면 세 명 중 어떤 선수가 마무리를 맡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은 올 시즌에도 루키 시즌부터 삼성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프랜차이즈 스타' 오승환에게 뒷문을 맡겼다.

오승환은 올 시즌 25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고 김재윤과 임창민도 각각 22홀드와 21홀드로 홀드 부문 1,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리그 세이브 1위와 홀드 1, 2위를 보유하고 있으니 리그 최강의 불펜이라고 불려도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4위(4.90)에 올라 있는 삼성의 불펜은 전년도에 비해 순위는 많이 올라갔지만 그만큼의 실속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삼성은 올해 18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특히 팀의 승리를 지켜야 하는 필승조 오승환과 김재윤이 나란히 5개의 블론 세이브로 이 부문 공동 3위에 올라 있다(임창민은 2개). 게다가 삼성의 필승조 오승환과 김재윤, 임창민은 올 시즌 모두 4점대로 다소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세 투수는 지난해 시즌에 각각 3.45(오승환)와 2.60(김재윤), 2.51(임창민)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바 있다.

세 베테랑 투수에 대한 의존이 심하다 보니 다른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더딘 것도 삼성의 고민이다. 삼성은 세 필승조 외에 우완 김태훈과 이승현이 그나마 분전해 주고 있는데 1992년생 김태훈과 1991년생 이승현 역시 올해 만 32세가 된 베테랑 투수다. 반면에 지난 15일 군복무를 마친 강속구 유망주 김윤수는 전역 후 2경기에서 1.2이닝4실점(평균자책점 21.60)이라는 악몽 같은 투구를 선보였다.

돌아온 송은범, 삼성 불펜 바꿀 수 있을까

2003년부터 2023년까지 프로에서 21년 동안 활약한 송은범은 선수생활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SK가 왕조를 쌓아가던 2007년부터 붙박이 1군투수로 활약한 송은범은 2009년 선발투수로 12승을 따내며 잠재력을 폭발했다. 2010년에는 선발과 중간, 마무리를 오가며 8승5패8세이브4홀드2.30으로 SK의 우승에 기여했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로 활약하기도 했다. 많은 야구팬들이 송은범의 전성기였다고 평가하는 시즌이다.

하지만 송은범은 2013년 KIA로 트레이드된 후 부진을 면치 못했고 2014 시즌이 끝난 후 첫 번째 FA자격을 얻었다. 4년 34억 원에 한화로 이적해 김성근 감독과 재회한 송은범은 한화에서도 3년 연속 6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송은범은 2018년 새로운 주무기 투심을 장착하면서 7승4패1세이브10홀드2.50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리고 송은범은 2019년 7월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팀을 옮겼다.

송은범은 LG에서도 꾸준히 제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2020년 56경기에 등판했던 송은범은 2021년 35경기, 2022년 25경기로 등판 경기와 이닝이 점점 줄어 들었다.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팀으로 전력이 강해지면서 송은범보다 더 젊고 더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투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송은범은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지난해 1군에서 단 4경기만 등판하고 구단으로부터 방출을 통보 받았다.

방출 후 구위가 떨어진 불혹의 송은범을 찾는 팀은 없었고 결국 송은범은 지난 2월 현역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후 야구예능 <최강야구>의 트라이아웃에 얼굴을 비추기도 했던 송은범은 25일 삼성과 계약하면서 현역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불혹의 노장 선수가 5개월이 지나 다시 현역으로 복귀하는 건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삼성 불펜의 상황이 급하다는 뜻이다.

사실 전성기가 한참 지난 데다가 실전공백까지 있었던 송은범은 기대만큼 삼성 불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이 시즌 중에 다소 급하게 송은범을 영입한 이유 중에는 한 때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활약했던 투수의 영입을 통해 불펜진 전체에 긴장감을 주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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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삼성라이온즈 송은범 현역복귀 총액8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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