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믹스더블 컬링 국가대표 선발전이 개최되는 진천선수촌 컬링장.

20일부터 믹스더블 컬링 국가대표 선발전이 개최되는 진천선수촌 컬링장. ⓒ 박장식

 
올림픽 자력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온 한국 믹스더블 컬링. 그 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한 싸움에 나서는 의무와 동계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할 환희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국가대표의 자리에는 누가 앉을 수 있을까.

남자 의성군청(스킵 이재범), 여자 경기도청(스킵 김은지)에 이어 단 두 자리만 남은 컬링 국가대표의 자리를 두고 다투는 열전이 펼쳐진다. 대한컬링연맹은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2024 한국컬링선수권 믹스더블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역 예선을 거쳐 21개의 출전 조가 확정된 이번 대회. 2022년부터 올해까지 두 시즌 동안 국가대표를 역임한 데다, 이번 믹스더블 컬링 세계선수권에서는 6년 만에 한국 컬링의 8강 진출의 기록을 써낸 서울시청의 김지윤-정병진 조가 3년 연속 태극마크 수성을 노리고 있다. 이에 맞서는 다른 팀과 선수들의 기세도 만만찮다. 

6년 만의 8강... 가까워진 올림픽

2023-2024 시즌 믹스더블 컬링 국가대표였던 서울시청 김지윤-정병진 조. 지난 시즌은 두 선수의 성장세가 돋보였던 한 해였다. 국가대표가 되었던 첫 시즌에는 세계선수권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펼쳐 강등전에서 겨우 살아남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올림픽 자력 출전을 바라볼 정도의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캐나다에서 열린 믹스 더블 슈퍼 시리즈 등 국내 믹스더블 팀으로는 유일하게 해외 투어에 출전하면서 꾸준히 기량을 쌓아올렸던 김지윤-정병진 조. 이어 지난 4월 스웨덴 외스테르순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7위를 기록, 한국 선수로서는 2018년 장혜지-이기정 조가 기록한 4위 이후 6년 만에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미국, 중국을 비롯해 강팀으로 분류되던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승리를 기록하는 등, 쾌조의 경기력을 보여줬던 김지윤-정병진 조. 비록 약팀으로 분류되던 뉴질랜드에게 일격을 당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되었지만, 최종 7위로 지난 대회를 마쳤다.

특히 지난 세계선수권을 비롯해 2025년 열릴 세계선수권에서는 두 대회 성적에 따른 포인트를 합산해 이탈리아를 제외한 7개 국가가 올림픽 직행 출전권을 받아낼 수 있다. 대한민국은 이탈리아를 제외하면 6위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받아내면서, 내년에도 8강 이상을 기록한다면 산술적으로 동계 올림픽 자력 진출이 가능하다.
 
 두 시즌 연속으로 믹스더블 국가대표를 역임하고 있는 정병진 선수(왼쪽)와 김지윤 선수(오른쪽).

두 시즌 연속으로 믹스더블 국가대표를 역임하고 있는 정병진 선수(왼쪽)와 김지윤 선수(오른쪽). ⓒ 박장식

 
여자 컬링을 제외한 남자·믹스더블 컬링은 현재까지 동계 올림픽을 자력 진출한 기록이 없기에, 김지윤-정병진 조의 활약은 한국 컬링이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린 셈. 태극마크 3연패를 노리는 김지윤-정병진 조는 오랫동안 팀워크를 맞춰 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진다.

'컬링 부부', '신구조합'... 다양해진 팀 구성이 변수

변수도 있다. 이번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부터는 같은 시·도 내의 선수끼리만 팀을 짜야 했던 규정이 완전히 사라졌다. 예컨대 과거에는 경북체육회의 김수혁 선수와 춘천시청의 양태이 선수가 함께 팀을 짜서 나오는 것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불가능했는데, 이번 대회에는 함께 팀을 꾸려 선발전에 나선다.

이렇게 되면서 컬링 이상의 특별한 관계에 서 있는 선수들도 한 팀이 되어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강원도청의 베테랑 스킵 박종덕 선수는 서울시청의 안진희 플레잉코치와 한 팀으로 함께 출전한다. 벌써 두 딸이 있는 '컬링 부부'인 안진희-박종덕 조는 한국 컬링에서 흔치 않았던, '부부 팀'으로 이번 대회에 나선다.

믹스더블 경력이 이미 많은 선수들도 눈에 띈다. 2019년 믹스더블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강원도청 성지훈 선수는 경북체육회 시절 믹스더블 국내 대회에서 훌륭한 성적을 보이곤 했던 강릉시청 김경애 선수와 한 조를 꾸려 출전한다. 이미 믹스더블에서 잔뼈가 굵은 두 선수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주목된다.

이미 남자 4인조 국가대표로 선발된 의성군청은 같은 팀 여자 선수들과 함께 '국가대표 연패'를 노린다. 의성군청 이재범 스킵은 김수현 선수와, 김은빈 선수는 김은빈 선수는 안정연 선수와 함께 팀을 꾸려 출전한다. 여자 4인조 국가대표인 경기도청도 김민지, 설예지 선수도 이번 대회에 지역 남자 선수와 한 팀으로 나선다.

29일까지 진행... 준결승·결승 3차전까지

이번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은 7개의 팀이 3개 조로 갈라져 20일 오후 8시 열리는 첫 경기를 시작으로 아흐레 간의 일정에 돌입한다. 조별리그 1·2위가 8강에 자동 진출하고, 조별리그 3위는 별도의 경기를 통해 8강을 확정한다.

8강 플레이오프는 단판으로, 26일부터 28일까지 이어지는 준결승과 결승전은 3전 2선승제의 방식으로 이어진다.

대한컬링연맹 규정상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시즌이 포함된 한국선수권은 '가장 강한 팀을 선발한다'는 원칙에 맞게 결승전을 단판으로 치르는 것이 아닌 5전 3선승제 등으로 치르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지난 6월 열린 한국컬링선수권 당시 대회 흥행을 이유로 결승전이 단판 경기로 진행된 탓에 내부에서 설왕설래가 나오기도 했다.

다행히도 이번 대회는 '가장 강한 팀을 뽑는다'는 원칙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특히 4인조에 비해 인기가 부족한 믹스더블 컬링의 올림픽 출전, 그리고 동계 아시안게임 메달이 걸린 만큼, 어떤 조가 오는 9일 간의 여정 속에서 태극마크를 차지하게 될 지 주목된다.

이번 대회 주요 경기는 컬링 전문 매체인 '컬링한스푼'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다. 특히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입구에서 절차를 밟으면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파리 올림픽 기간 한적한 진천선수촌을 찾아 시원한 빙판 앞에서 컬링을 '직관'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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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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