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축구대표 각포선수

네덜란드 축구대표 각포선수 ⓒ AFP / 연합뉴스


지난 6월 14일 독일에서 개막한 유로 2024가 조별리그와 16강 일정을 마치고 24개국의 참가국 가운데 8개국만 남게 됐다. 지난 대회 우승팀 이탈리아가 16강에서 스위스에게 0-2로 패하면서 8강에 초대 받지 못했고 피파랭킹 3위 벨기에도 16강에서 탈락해 일찌감치 짐을 싸는 등 많은 이변이 있었다. 루카 모드리치의 크로아티아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폴란드는 아예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어렵게 8강에 진출했지만 만족스런 경기내용을 보여주지 못한 팀도 많았다. 포르투갈은 슬로베니아와의 16강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고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간신히 승리해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 역시 슬로바키아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프랑스는 조별리그와 16강전까지 이번 대회 4경기에서 아직 필드골을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8강에 진출했다.

스페인은 16강에서 조지아를 4-1, 네덜란드 역시 16강에서 루마니아를 3-0으로 완파하고 순조롭게 8강에 진출했다. 특히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는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유로 2024에서도 한 선수가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이번 대회 4경기에서 3골1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핵심 공격수 코디 각포다.

대표팀에서 유난히 활약 하는 선수들

축구에서는 대표팀 경기에서 유독 힘을 내는 선수도 있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은 현역 시절 두 번의 K리그 MVP와 한 번의 득점왕, 그리고 무려 9번의 베스트11에 선정됐던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도 A매치 출전 경기는 단 23경기에 불과하고 월드컵 최종명단에는 한 번도 포함되지 못했다.

반면에 대표팀 경기만 나가면 클럽에서 보여준 것 이상의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은 득점(16점)을 기록한 독일의 골잡이 미로슬로프 클로제다. 물론 클로제는 SV베르더 브레멘과 FC 바이에른 뮌헨, SS 라치오 같은 명문구단들을 거치며 통산 229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클로제의 진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클럽에서의 커리어보다는 독일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봐야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통해 메이저대회에 데뷔한 클로제는 사우디아라비아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머리로만 5골을 기록하며 독점 공동 2위로 독일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클로제는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다시 5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4골로 게르트 뮐러와 통산득점 동률을 이뤘다. 클로제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2골을 추가하면서 호나우두를 제치고 역대 월드컵 최다득점 단독1위에 등극했다.

그리고 클로제가 베테랑이 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독일 대표팀에 미하엘 발락의 13번을 물려 받은 또 한 명의 엄청난 '애국자'가 등장했다. 바로 자신의 첫 월드컵에서 5골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골든부트를 수상한 토미스 뮐러였다. 첫 번째 메이저대회에서 세계 축구계를 놀라게 한 뮐러는 독일이 우승을 차지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다시 5골3도움을 기록하며 만 24세의 나이에 월드컵에서 두 자리 수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뮐러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채 독일의 조별리그 탈락을 쓸쓸하게 지켜봐야 했다. 독일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일본에게 1-2로 패하면서 1승1무1패로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경험했다. 첫 두 번의 월드컵에서 10골6도움을 기록했던 뮐러도 그 후 두 번의 월드컵에서 단 한 골도 추가하지 못하면서 '월드컵의 사나이'라는 명성에 금이 가고 말았다.

월드컵부터 유로까지 9경기 6골 맹활약

네덜란드는 1990년대 중반부터 데니스 베르캄프와 파트릭 클라위버르트,로빈 반 페르시 등으로 이어지는 뛰어난 스트라이커 계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반 페르시 이후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나타나지 않았고 이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진출 실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렇게 공격수 부재에 시달리던 네덜란드였기에 자국의 명문클럽 PSV 아인트호벤 출신 유망주 각포의 등장은 대단히 반가울 수 밖에 없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성장한 각포는 유로2020을 통해 성인 대표팀에 데뷔한 후 카타르 월드컵부터 네덜란드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세네갈과 에콰도르,카타르와 A조에 속한 네덜란드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모두 골을 기록한 각포의 활약에 힘입어 8강진출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실제로 네덜란드의 월드컵 역사에서 조별리그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선수는 요한 네스켄스와 베르캄프, 웨슬리 스네이더, 그리고 각포까지 단 4명 밖에 없었다.

월드컵이 끝난 후 리버풀FC로 이적한 각포는 이적 첫 시즌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3-2024 시즌 16골 6도움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온 각포는 유로 2024에서 네덜란드의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하면서 뛰어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동점골을 기록한 각포는 오스트리아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감아차기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돌풍의 오스트리아, 우승후보 프랑스와 한조가 돼 1승1무1패를 기록하며 조 3위로 16강에 진출한 네덜란드는 16강에서 E조 1위 루마니아를 만났다. 하지만 대회를 치를수록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는 네덜란드는 16강에서 루마니아를 3-0으로 가볍게 제압하고 8강에 진출했다. 특히 각포는 이 경기에서 전반 20분 선제골을 기록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후반 38분에는 도니얼 말런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면서 2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네덜란드는 오는 7일 8강에서 튀르키예를 상대한다. 물론 오스트리아를 꺾고 올라온 튀르키예가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네덜란드는 스페인과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같은 우승후보들과 결승에 가야 만나 상대적으로 대진이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네덜란드가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유로 2024에서도 좋은 경기내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4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오렌지군단 에이스 각포의 존재가 결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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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유로2024 네덜란드 코디각포 3골1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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