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한국프로농구연맹)이 이수광 신임 총재 시대를 맞이했다. KBL은 7월 1일 KBL센터에서 제11대 KBL 총재 취임식을 진행했다.
 
지난 2018년부터 10개 구단이 3년씩 번갈아가며 총재사를 맡기로 합의한 KBL은 이정대(울산 현대모비스), 김희옥(부산 KCC) 총재를 거쳐, 원주 DB가 이어받아 이수광 전 동부화재 대표이사를 추대했다. 프로농구 11번째 수장이 된 이수광 신임총재는 동부화재와 동부건설 대표이사를 지낸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또한 신임 사무총장으로는 신해용 전 DB손해보험 홍보담당 상무를, 경기본부장으로는 유재학 전 울산 현대모비스 농구단 총감독을 선임하며 새로운 집행부를 구축했다.
 
이수광 KBL 제11대 총재는 취임사를 통해 "프로농구가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도약하는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지만 한국 프로농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총재는 "팬 퍼스트(Fan First)의 정신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프로농구가 팬들을 위한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통합 마케팅 플랫폼을 더욱 활성화하고 뉴미디어를 활용해 팬들과 적극 소통할 계획이다. 농구 저변 확대를 위해 유소년 농구를 육성하고 학원 스포츠와 협력할 생각"이라며 공약을 제시했다. 

프로농구는 2000년대 후반 이후 지속적인 농구 인기하락과 코로나 19 펜데믹으로 인한 암흑기를 극복하고 최근 몇 년간 중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임 김희옥 총재가 이끈 집행부는 코로나 펜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7월 위기의 KBL를 이어받아 'Re:bound KBL'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프로농구 재건의 토대를 구축하는데 노력했다.
 
김희옥 집행부는 관중 회복, 연맹 재정 건전화, 아시아쿼터제 도입, 방송중계권 재협상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희옥 집행부의 마지막 시즌이 된 지난 2023-24시즌 올 시즌 프로농구 총 입장 관중은 83만6914명(정규리그 73만8420명, 플레이오프 9만8494명)으로 지난 시즌(68만7303명)에 비해 22%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시즌인 2018-2019시즌(86만8567명)에 거의 근접할 정도로 회복했다.
 
또한 총 입장 수입은 총 114억 원으로 지난 시즌(약 86억 원) 대비 33% 증가하며 '사상 첫 100억 원 시대'를 돌파했다. 
 
물론 어두운 그늘도 있었다. 부실기업인 고양 데이원의 프로농구 진입을 안이하게 승인해준 대가로, 리그 파행과 임금 체불 끝에 구단 제명이라는 한국 프로스포츠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자칫 리그가 9개구단 체제로 축소될 수도 있는 최대 위기였다.
 
다행히 뒷수습만큼은 제대로 해냈다. 데이원을 과감하게 퇴출시키고 책임자인 허재, 박노하 등을 제명하며 일벌백계하는 것으로 KBL의 권위를 세웠다. 또한 예상보다 빠르게 대명소노그룹을 새로운 회원으로 참여시키며 10개구단 체제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모든 KBL 집행부의 공통된 고민거리였던 방송중계권 문제 역시 지난 6월 CJ ENM과 2024~2025시즌부터 4시즌 간 독점중계권 계약에 성공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근 프로농구 인기의 빠른 회복세와 성장세가 단기간에 원만한 협상을 이끌어낼수 있었던 비결로 꼽힌다. 이는 김희옥 집행부가 퇴임전 KBL에 남긴 마지막 선물이기도 했다.
 
신임 이수광 총재 체제의 KBL은,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정대- 김희옥 전임 집행부의 뒤를 이어받아 프로농구의 중흥을 한층 안정적인 궤도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프로농구 관중은 최근 회복세라고 하지만 인기 정점에 달했던 2011-12 시즌(133만3861명)이나 마지막으로 100만 관중을 넘긴 KBL은 2015-16 시즌(103만905명)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10여년전과 비교하여 프로농구는 최근 인기가 급성장한 배구 등 경쟁종목은 물론이고 다양한 문화 컨텐츠 및 뉴미디어와 경쟁해야 하는 새로운 환경에 놓여있다. 또한 심판 판정에 대한 신뢰도 문제, 인지도 높은 전국구-월드클래스급 스타 선수의 부재, 불안한정 연고지 제도, 하락하는 한국농구의 국제경쟁력 등은 KBL이 극복해야 할 걸림돌로 꼽힌다.
 
이수광 총재는 소통을 강조하며 "항상 귀를 열어 놓겠다"며 "농구 팬과 미디어, 구단, 선수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각종 제도와 규정을 개정할 때도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상식이 통하는 결과를 도출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물론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의사 결정의 과정이 투명하고 진정성이 있다면 충분히 믿음을 가지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팬 친화적인 행정과 운영에 무게를 두겠다고 다짐했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KBL은 과연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여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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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이수광총재 김희옥총재 프로농구관중동원 팬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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