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FC서울과의 맞대결에서 퇴장 당한 전북 현대 김진수

지난 29일 FC서울과의 맞대결에서 퇴장 당한 전북 현대 김진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공격도 수비도 문제가 아니다. 최하위로 추락한 전북 현대의 진짜 문제점은 '멘탈리티' 실종이다.
 
전북 현대는 지난 29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1 2024' 20라운드에서 FC서울에 1-5로 대패했다. 

전북은 전반 시작과 동시에 서울에 주도권을 내주며 힘들게 경기를 풀어갔다. 5백으로 내려앉아 기회를 엿보던 전북은 결국 전반 23분 서울 권완규에 실점을 헌납했다. 이후 실점은 계속됐다. 전반 종료 직전 류재문-일류첸코의 환상적인 연계를 이어받은 한승규가 친정 전북의 골문을 2번째로 흔든 것.
 
2-0으로 전반을 마친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더욱 거세게 무너졌다. 선발 출장했던 안현범-진시우를 벤치로 부르고 에르난데스와 정태욱을 넣으며 공격적인 운영을 계획한 전북이었지만, 퇴장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주장 김진수가 서울 최준을 막는 과정에서 거친 반칙이 나왔고 VAR(비디오판독) 끝에 결국 퇴장당했다.
 
실점은 이어졌다. 퇴장 직후 서울 이승모가 골망을 흔들며 달아났고 후반 21분 전북 티아고가 만회 골을 터뜨렸지만,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서울 김기동 감독은 전북의 수적 열세를 적극적으로 이용했고 교체 투입된 강성진과 호날두가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완벽한 1-5 승리를 가져왔다.
 
전북의 진짜 문제는 '멘탈리티' 실종
 
서울은 이날 승리로 7년 동안 이어져 왔던 전북 무승 징크스를 깼다. 멀리 전주 원정을 떠나온 서울 팬들은 환호했고 홈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맛본 전북 팬들은 분노했다. 김두현 감독 부임 후 7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고 있는 전북은 정규 라운드를 13경기 남은 시점, 진짜 위기에 몰렸다.
 
이번 시즌 전북은 정말 잘 풀리지 않는 팀 중 하나다. 지난해 리그 4위와 코리아컵 준우승으로 10년 만에 무관에 그쳤던 전북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과 함께 선수들을 폭풍 영입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국가대표급 자원들을 갖춘 전북이었지만 리그 20경기에서 승리는 단 3회에 그쳤고 순위는 추락을 거듭하며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다.
 
우선 수비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전북은 리그 20경기에서 36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점이다. 이미 지난 시즌 기록했던 35실점을 뛰어넘었다. 공격에서도 문제점이 노출됐다. 공격 세부 전술은 찾아볼 수 없으며 선수 개인의 퍼포먼스도 떨어져 있다.
 
 지난 5월 12일, 수원FC에 2-3으로 역전 패배를 기록한 전북 현대

지난 5월 12일, 수원FC에 2-3으로 역전 패배를 기록한 전북 현대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멘탈리티' 실종이다. 과거 전북은 '전북 천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한 위용을 뽐냈던 팀이다. 리그 최다 우승(9회), 코리아컵 최다 우승(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기록하며 K리그를 넘어 아시아 명문 구단으로 명성을 떨쳤던 전북이었다. 
 
이동국, 최철순, 김남일 등 팀 내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며 위기를 타개했고 결국 이는 경기력 개선과 승리로 직결됐다. 과거 2014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할 당시, 전북 지휘봉을 잡고 있던 최강희 감독은 베테랑들의 정신력에 대해서 높은 칭찬을 남긴 바가 있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표현은 안 하는 편이지만 이동국, 김남일이 맏형 역할을 크게 해주고 있어서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았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현재 전북에선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선제 실점을 기록하는 순간, 경기력은 크게 저하하고 계획한 전술 이행은 나오지 않는다. 팬들은 집중력을 요구하며 "정신 차려 전북!"을 크게 외치지만, 효과는 미비하다.
 
이제 전북은 우승을 논하는 팀이 절대 아니다. 강등과 생존을 걸고 싸워야만 하는 팀으로 추락했다.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전북 강등', 이들의 진짜 문제점은 '멘탈리티' 실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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