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26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뉴저지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26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뉴저지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가 8년 전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난 칠레를 꺾고 코파 아메리카 8강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는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각) 미국 뉴저지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칠레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승점 6을 확보하며 남은 조별리그 3차전에 관계 없이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칠레(승점 1)는 조 3위가 됐다.

'후반 조커' 라우타로, 세트 피스 상황서 극적인 결승골 

아르헨티나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훌리안 알바레스-리오넬 메시가 투톱에 포진하고, 미드필드는 니콜라스 곤살레스-엔조 페르난데스-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로드리고 데 폴이 자리했다. 수비는 탈리아피코-리산드로 마르티네스-로메로-몰리나, 골문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지켰다.

칠레는 4-2-3-1이었다. 원톱은 에두아르고 바르가스, 2선은 빅토르 다빌라-알렉시스 산체스-다리오 오소리오가 포진했다. 중원은 로드리고 에체베리아-에리크 풀가르, 수비는 움베르토 수아조-파울로 디아스-이고르 리치노프스키-마우리시오 이슬라, 골키퍼 장갑은 클라우디오 브라보가 꼈다.

칠레는 전반 초반 대등하게 흐름을 유지했을 뿐 대부분 아르헨티나에게 끌려다녔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초반까지 마무리 슈팅 기회를 만들지 못하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경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전반 20분 이후부터다. 전반 21분 곤살레스가 왼쪽에서 낮게 크로스를 보냈고, 알바레스의 왼발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 장면은 돋보였다.

전반 29분 하프라인 볼 경합 상황에서 매우 높게 바운드되며 박스 근처까지 공이 흘렀다. 이때 쇄도하던 곤살레스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약하게 골키퍼 품에 안겼다.

아르헨티나는 전투적인 미드필드 압박과 경합 상황 우위를 통해 점유율을 높게 가져갔지만 정작 빌드업 과정은 매우 답답했다. 메시에게 공이 향하지 않았을 때 나머지 선수들의 세밀한 전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반 35분 중앙 먼거리 오픈 공간에서 메시의 중거리슛은 오른쪽 골대를 스치며 아웃됐다. 아르헨티나는 지속적으로 슈팅 기회를 만들었지만 대부분 박스 바깥에서 이뤄졌다. 전반 45분 탈리아피코의 패스를 받은 알바레스의 왼발 중거리슛, 46분 데 폴의 아크 정면 중거리 슈팅도 높게 떠올랐다.

전반은 아르헨티나가 슈팅수 13-0으로 크게 우세했지만 득점 없이 마감했다. 후반에도 두 팀의 전술 기조는 다르지 않았다. 칠레는 중앙으로 밀집하며 거친 압박으로 아르헨티나의 공세를 저지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플레이이킹이 시발점이 되면서 조금씩 기회를 엮어나갔다. 후반 4분 메시가 오른쪽으로 빼주고 박스 안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몰리나의 강력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15분 메시가 왼쪽으로 롱패스를 벌려줬고, 박스 안 왼쪽 모서리에서 곤살레스의 슈팅이 브라보 골키퍼 손에 걸린 뒤 골대를 강타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후반 19분 엔조 페르난데스 대신 지오바니 로 셀소를 투입하며 첫 번째 교체 카드를 꺼냈다. 칠레의 리카르도 가레카 감독도 후반 21분 산체스 대신 마르콧, 볼라도스를 넣으며 응수했다. 

후반 중반을 넘어서며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치고 받는 난타전 성향을 보였다. 칠레는 후반 26분 한 차례의 역습을 통해 바르가스, 다발라를 거치며 상대 진영 오른쪽 공간을 창출했다. 이후 페널티 박스 아크 정면에서 에체베리아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스칼로니 감독은 후반 28분 알바레스, 곤살레스 대신 라우타로 마르티네스, 앙헬 디 마리아를 투입했다.

칠레는 후반 30분에도 좋은 상황을 맞이했다. 오른쪽 크로스가 몰리나의 몸에 맞고 흘렀고, 에체베리아의 슈팅이 다시 한 번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에게 걸렸다. 1분 뒤 풀가르 대신 교체로 들어온 마르셀리노 누녜스가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는 좌우 풀백 자원을 모두 교체하며 측면을 강화했다. 후반 38분 몰리나, 탈리아피코 대신 곤살로 몬티엘, 마르코스 아쿠냐가 들어갔다. 후반 42분 칠레는 브레레턴 디아스, 니콜라스 페르난데스를 넣으며 변화를 가져갔다. 

아르헨티나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념을 발휘했다. 그리고 후반 43분 세트피스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이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수비수가 걷어낸 공이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에게 향했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지체하지 않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골 라인 앞에 있던 로 셀소의 오프사이드가 의심됐지만 VAR 판독 결과 득점으로 인정됐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추가 시간 49분 카운터 어택으로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디 마리아가 옆으로 밀어준 패스를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슈팅했지만 골키퍼에게 걸리며 추가골까지 넣는 데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는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코파 2연패 도전' 아르헨티나, 조별리그 2승으로 순항

아르헨티나는 스칼로니 감독 체제 하에 2020 코파 아메리카 우승,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메시는 자신의 마지막 숙원이었던 메이저 대회에서 연거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축구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후에도 1987년생의 메시는 대표팀 유니폼을 벗지 않고 조국을 위해 활약 중이다. 아르헨티나는 카타르 월드컵 이후 우루과이에 패한 것을 제외하면 무패 가도를 내달렸고,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 1위, 피파랭킹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지난 캐나다와의 1차전에서는 라인을 올리고 나선 상대에게 다소 고전하기도 했으나 2골차 승리를 거두며 기분좋게 대회를 시작했다. 칠레와의 2차전도 쉽지 않았다. 슈팅수에서 22-3으로 크게 앞선 것이 무의미할 만큼 득점까지의 투박한 과정과 세밀함 부족이 드러났다. 또 '메시 의존증'으로 좀처럼 칠레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스칼로니 감독의 후반 조커 특명을 받은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43분 팀의 승리를 안기는 결승골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지난 캐나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전에서 칠레와 맞붙은 바 있다. 공교롭게도 8년 전과 같은 장소인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칠레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8년 만의 리턴 매치에서 칠레를 복수하는 데 성공한 것.

한편, 아르헨티나는 오는 30일 페루와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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