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가 투구하고 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가 투구하고 있다 ⓒ LG 트윈스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무사사구 완봉 역투를 펼쳤다. 

LG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선발 켈리의 역투를 앞세워 삼성 라이온즈를 4-0으로 이겼다. 

지난주 4승 2패로 부진하며 선두에서 3위로 밀려났던 LG는 2위 삼성을 반 경기 차로 추격하며 다시 순위 상승을 노리고 있다. 특히 켈리의 완봉승 덕분에 부상자가 많아 과부하가 걸린 LG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었다. 

8회까지 퍼펙트... KBO리그 새 역사 쓸 뻔했던 켈리 

LG는 2회 '빅 이닝'으로 켈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선두 타자 오스틴 딘이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터뜨렸고 박동원이 볼넷을 골라냈다. 

무사 1, 2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문보경은 삼성 선발 원태인의 한가운데 몰린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쓰리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123m에 달하는 문보경의 시즌 10호 홈런이었다. 

분위기를 탄 LG는 신민재가 중전 안타에 이어 2루 도루까지 성공했고, 안익훈 적시타를 터뜨리며 2회에만 4점을 올렸다. 

마운드에서는 켈리가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6회까지 단 한 명으 타자도 1루를 밟지 못하게 하는 퍼펙트를 이어갔다. 7회에는 선두 타자 김지찬의 1루 선상 땅볼 타구를 1루수 오스틴이 잡았다가 놓쳤다. 

오스틴은 재빨리 다시 공을 잡아 몸을 던져 1루 베이스를 터치해 타자를 아웃시켰다. 심판은 파울을 선언했으나, LG가 비디오 판독을 신청해 페어로 번복되면서 김지찬은 결국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야 했다. 

켈리는 8회도 삼자범퇴를 막아냈고, 투구 수는 94개에 불과했다. 완봉을 넘어 KBO리그 역대 최초의 퍼펙트를 기대해 볼만했다.

퇴출설까지 나왔지만... 켈리의 '화려한 부활' 
 
 프로야구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가 포수 박동원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가 포수 박동원과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LG 트윈스

 
그러나 켈리는 9회 선두 타자 윤정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눈앞에서 대기록이 무산된 켈리는 글러브로 얼굴을 감싸며 안타까워했다. 

LG 홈팬들은 켈리의 이름을 외치며 격려했고, 곧바로 평정심을 되찾은 켈리는 후속 타자 강민호를 병살타로 처리했다. 이어 김헌곤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사사구 완봉승을 달성했다. 1안타 완봉승도 KBO리그 역대 46차례 밖에 없는 값진 기록이다.

켈리는 올 시즌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19년 LG에 입단해 5년 연속 10승 이상 거둔 데다가 훌륭한 '워크에식'까지 갖춘 켈리는 대표적인 '모범' 외국인 선수였다.

하지만 어느덧 서른 중반이 된 켈리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부진을 거듭하며 승리보다 패배가 훨씬 많아졌다. LG는 결단을 내려야 했고, 차명석 단장이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과정이 모두 공개됐다.

이는 켈리에게 큰 자극이 됐다. 6월 들어 조금씩 이닝을 늘려나가며 예전의 구위를 되찾았다. 퇴출설은 가라앉았고, 켈리는 이날 완봉승을 거두며 건재를 과시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떠올린 듯 눈시울을 붉힌 켈리는 "올 시즌 구속이 예전처럼 나오지 않아서 답답했고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이제는 조금 실마리를 찾은 것 같고 구속도 올라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는 먼 미래에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등판에 이어 두 번째로 특별했던 경기"라고 말했다. 부진을 딛고 에이스로 돌아온 켈리가 과연 LG를 다시 순위표의 가장 높은 자리에 다시 올려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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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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