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영진위원으로 임명된 김동원 윤당아트홀 대표가 유인촌 장관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다.

24일 영진위원으로 임명된 김동원 윤당아트홀 대표가 유인촌 장관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신임 위원으로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 출신 인사가 임명된 데 이어 블랙리스트 징계 전력이 있는 인사가 영진위 사무국장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영화계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영화인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영진위를 일방통행식 논공행상 인사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체부 유인촌 장관은 지난 24일 신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영진위원)으로 윤당아트홀-스타컴기획 대표 김동원씨를 임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인사는 기존 위원 1인의 임기 만료에 따른 것이다(영화진흥위원회의 비상임 위원으로 임명됐다).
 
문체부는 김동원씨가 서경대학교 초빙교수 겸 공연예술센터장을 맡고 있고,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2019)와 SBS드라마 <편의점 샛별이>(2020) 등을 제작했다고 밝혔으나, 영진위 통합전산망에서 영화제작 필모그라피로 확인되는 작품은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이 유일하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반공 영화 <포화 속으로> <인천상륙작전>을 제작한 태원엔터테인먼트 작품이다. 김동원씨는 태원엔터테인먼트 부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문제는 한국 영화의 주요 현안을 결정하는 영진위원 자리에 앉기에 (김동원씨) 이력이 미흡하다는 영화인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김동원씨는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했고, 2022년 9월부터 예술의 전당 이사를 맡고 있다. 여야 정치권을 오간 모습이기도 한데, 앞서 지난 2020년 4.15 총선 때는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 총선 공약 발표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소속의 한 영화평론가는 "최근 영진위원장 인사를 봐도 윤석열 정권에서 찾을 만한 사람이 어지간히 없었던 모양이다"라고 비꼬았다. 
 
일부에서는 여성 30% 할당 관례를 무너뜨렸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간 영진위원은 9인위원 중 남성과 여성 성비가 6:3 정도로 유지돼 왔다. 그러나 김동원씨의 선임으로 남성과 여성의 성비가 7:2로 바뀌었고, 이는 여성 영화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 측은 "신임 김동원 위원은 영화·드라마·공연 등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과 정책 자문 경험을 많이 쌓은 전문가로, 문체부는 신진세대로서의 새로운 시각과 영화·드라마 제작 경험으로 쌓은 식견 등 다양한 요소들을 균형 있게 고려해 신임 위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징계자가 사무국장 후보에?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 영진위

 
한편, 오는 28일 9인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인 사무국장 선임도 논란이다. 영화계와 영진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블랙리스트 징계 전력이 있는 내부 인사가 사무국장 후보에 올랐다는 것.

앞서 지난 4월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에서 사무국장 임명 시도가 영진위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최근 임명된 한상준 영진위원장이 동일 인물을 사무국장 후보로 추천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진위원장이 사무국장 후보를 추천하면 위원들은 이를 통과시키는 것이 관례지만, 법원이 국가범죄로 규정한 블랙리스트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영진위 관계자들은 "사무국장 후보가 근속 연수가 오래돼 퇴직을 앞두고 있어 곧 임금피크제 대상이 될 예정"이라며 "사무국장으로 사실상 승진시키려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도 설왕설래가 있다"고 말했다.
 
영화단체의 한 관계자는 "동일 인물이 사무국장 후보에 계속 오르는 것을 보면 위원장의 자의적인 판단 보다는 문체부 쪽 의중이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문체부 측은 지난 4월 위원장 직무대행이 사무국장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영화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영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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