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가 안정된 수비와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벨기에를 꺾고 대회 첫 이변을 만들어냈다.

슬로바키아가 18일 새벽(한국시각)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프랑크푸르트 슈타디온에서 열린 UEFA 유로 2024 E조 조별리그 1차전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1대 0 승리를 거뒀다.

7분 만에 일격 당한 벨기에, 끝내 극복 못한 채 패배

경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전반 7분 벨기에 제레미 도쿠의 패스미스에서 파생된 슬로바키아의 공격 기회에서 유라이 쿠츠카의 슈팅을 벨기에 카스테일스 골키퍼가 막아냈다. 그러나 이반 슈란츠가 재차 슈팅해,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슬로바키아가 리드를 잡았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벨기에는 에이스 케빈 데 브라이너가 슬로바키아 스타니슬라브 로보트카의 맨투맨 수비에 봉쇄 당하며 패스 줄기가 차단되어 좀처럼 공격 진영으로 전진하지 못했다. 여기에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조직적인 압박을 펼치는 슬로바키아 수비에 간헐적으로 역습을 허용해, 오히려 전반 39분에는 슬로바키아 하라슬린의 위협적인 발리슛을 카스테일스가 막아내는 등 추가골을 허용할뻔한 위기를 맞는다.

후반전 들어 벨기에 테데스코 감독은 양쪽 윙포워드 제레미 도쿠와 레안드로 트로사르의 위치를 바꾸며 변화를 모색한다. 이를 통해 케빈 데 브라이너의 영향력이 살아난 벨기에는 후반 9분 로멜루 루카쿠, 13분에는 트로사르의 유효슈팅이 나오는 등 차츰 유의미한 공격을 만들어냈다.

다만 득점운이 따르지 않았다. 두 차례의 유효슈팅이 모두 슬로바키아 두브라브카 골키퍼 선방에 막힌 가운데, 후반 18분 제레미 도쿠의 크로스를 두브라브카 골키퍼가 쳐냈다. 세컨볼을 받은 바카요코가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 앞에서 상대 수비에게 걸려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여기에 VAR 판독도 벨기에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지 않았다. 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트로사르의 크로스를 오렐 망갈라가 헤더로 내주자 이것을 루카쿠가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듯 했다. 그러나 VAR을 통해 루카쿠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동점골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어 후반 41분에는 교체 투입된 이코마 로이스 오펜다의 크로스를 받은 루카쿠가 또 한번 득점을 터뜨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이 역시 VAR 판독을 통해 오펜다의 핸드볼 파울이 선언되면서 득점이 취소됐다. 결국 이렇게 득점운 까지 따르지 않은 벨기에는 대회 첫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대어 잡은 슬로바키아 승리의 원동력은?

슬로바키아의 벨기에전 최대 목표는 승점 확보였다. 이러기 위해선 수비진이 개인기량이 뛰어난 벨기에 공격진을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가 키 포인트였다.

그리고 이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밀란 슈크리이니아르가 이끄는 4백 수비를 중심으로 미드필드와 공격진까지 일정한 대형을 유지한 슬로바키아는 이를 통해 공간을 차단하면서 상대가 원활하게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저지 시켰다. 나아가 조직적인 압박을 구사해 간헐적으로 역습에 나서며 상대에게 위협을 가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부분은 이 대형을 90분 내내 유지했다는 점이다. 후반전 벨기에가 공격에 많은 숫자를 대동하면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을 풀어나갔는데 그런 와중에서도 슬로바키아 수비진은 전혀 대형이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로 인해 벨기에는 득점이 필요한 후반 15분부터 후반 35분까지 유의미한 공격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후반전에도 경기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베테랑들의 활약도 슬로바키아 승리에 큰 힘을 가져다줬다. 2선에 포진한 37세의 노장 유라이 쿠츠카는 득점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전반 7분 이반 슈란츠의 결승골 과정에서 유효슈팅을 기록해 득점에 기여했다. 37분에는 정확한 크로스로 하라슬린의 유효슈팅을 만들어내는 등 공격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수비에는 37세 동갑 수비수인 페카리크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30대 후반의 나이 탓에 기동력과 속도에서 우려를 낳았으나 노련한 수비력을 앞세워 전반전 벨기에 트로사르를 완벽하게 봉쇄했다. 이어 후반전 제레미 도쿠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수비력을 선보이며 슬로바키아의 4백 라인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여기에 35세 노장 골키퍼 두브라브카 골키퍼는 이날 벨기에가 기록한 5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선방해내면서 승리에 공헌했다.

아울러 이날 꺾은 벨기에는 지난해 테데스코 감독 부임 이후 치른 14경기에서 무패 행진(10승 4무)을 달릴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에 슬로바키아의 승리는 더욱 의미있었다. 벨기에전 승리를 이끈 베테랑 선수 세 명의 마지막 무대가 될 이번 유로 2024의 첫 출발을 기분좋게 시작한 슬로바키아는 이번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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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24 벨기에 슬로바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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