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수원 KT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중 한 장면.
MBC 스포츠 / 티빙 화면 캡쳐
물론 애초에 박상원의 불필요한 행동이 사건의 원인 제공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만일 이대로 사건이 끝났다면 박상원만 질타를 받는 분위기에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감정을 참지 못하고 얼굴을 붉힌 황재균-장성우 등의 과격한 반응으로 인하여 KT 역시 덩달아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시 한화는 이미 KT의 어필을 충분히 수용했고 즉각 박상원의 돌발행동을 자제시키겠다는 입장까지 전달한 상황이었다. 상대가 잘못을 먼저 인정한 마당에, 굳이 팀 대 팀간의 신경전이나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질 이유가 전혀 없었다. 상대팀이 그 정도로 사과의 의사를 전했다면, KT 역시 받아들이고 거기에서 멈췄어야 했다.
양팀이 서로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자리에서, 고참 선수로서 자제하지 못하고 개인적인 감정을 표출한 황재균과 장성우의 행동 역시, 박상원 못지않게 경솔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상황은 양팀 감독들까지 나서서 중재한 뒤에야 겨우 진정됐다. 김경문 한화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은 한동안 대화를 나누며 벤치클리어 사태가 벌어진 데 서로 양해를 구했다.
이 사건으로 박상원과 KT의 악연도 다시 재조명받고 있다. 박상원은 4년 전 코로나19 펜데믹 시절에는 경기 중 과도한 기합소리로 이슈가 된 바 있으며, 당시 KT 윌리엄 쿠에바스가 덕아웃에서 박상원의 기합을 우스꽝스럽게 조롱하는 듯한 '쉿 제스처'를 선보였다가 한화 측의 항의로 사과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미 오래전 일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야구팬들은 박상원의 과도한 삼진 세리머니가 4년 전의 앙금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 박상원은 올 시즌 이날 경기 전까지 2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8.10으로 크게 부진했다.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모처럼 호투를 펼치게 되자 스스로 심기일전하는 과정에서 다소 오버액션이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분명한 것은 진정한 프로 선수라면 절대 기분이 태도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승부욕도 중요하지만, 스포츠에는 상대가 존재하고, 경쟁심만큼 존중심도 필수적이다. 불필요한 감정 표출은 상대와 자신, 그리고 지켜보는 팬들까지도 피곤하게 만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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