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 시즌 유럽 최강의 클럽을 가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가 2일 오전 4시(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빅이어(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을 두고 최후의 결전을 펼친다.
'거함' 레알 마드리드의 역사는 곧 챔피언스리그의 역사이기도 하다. 레알은 UCL 통산 최다우승(14회)을 자랑하며, 역대 우승 횟수 2위 AC밀란(7회)과의 격차가 두 배에 이른다. 레알은 이번 대회에서 2021-2022시즌 이후 2년 만이자 15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챔피언스리그에서만 5번이나 정상에 올랐고, 이번 시즌에는 조별리그부터 준결승전까지 12경기에서 8승 4무를 기록하고 있어서 'UCL 무패 우승'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레알의 사령탑인 카를로 안첼로티(이탈리아) 감독 역시 '챔피언스리그 통산 최다 우승 감독'이다. 현역 최고의 명장중 한 명으로 불리우는 안첼로티 감독은, 이탈리아 AC 밀란(2003, 2007)과 레알(2014, 2022)에서 각 2회씩 정상에 올랐고, 이번 시즌 개인 통산 5번째 UCL 우승을 노린다. 레알이 UCL을 석권하면 올시즌 라 리가(스페인 1부리그) 우승에 이어 '더블'을 달성하게 된다.
레알은 이번 UCL에서 C조 1위로 순조롭게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다만 토너먼트에서는 상당히 고전했다. 16강에서 한 수아래로 꼽힌 RB 라이프치히(독일)를 만나 원정 1차전 1-0 진땀승, 2차전 1-1 무승부로 합산 스코어 2-1로 간신히 승리했다. 또한 8강에서는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혈전 끝에 '디펜딩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를 4-3으로 눌렀다.
준결승전에서는 김민재의 소속팀이었던 바이에른 뮌헨을 만났다. 1차전을 2-2로 비기고, 2차전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다가 후반 막판에 터진 호셀루의 멀티골로 극적인 대역전승을 거두며 합산 스코어 4-3으로 결승진출에 성공하며 남다른 '챔피언스리그 DNA'를 재확인했다.
이에 맞서는 '꿀벌군단' 도르트문트는 언더독의 반란을 꿈꾼다. 도르트문트는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의 팀으로 꼽힌다. 분데스리가 전통의 강호이자 UCL 무대도 꾸준히 출전하기는 했지만 우승후보급 팀들에 비하면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아왔고, 정작 올시즌 자국 분데스리가에서는 5위에 그치며 부진했다.
하지만 UCL에서는 달랐다. 조별리그부터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AC밀란(이탈리아)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가 포함된 '죽음의 F조'를 당당히 1위(3승 2무 1패)로 통과한데 이어, 토너먼트에서는 에인트호번(네덜란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파리생제르맹(PSG, 프랑스)을 차례로 격침시켰다.
음바페와 이강인의 PSG를 제외하면 우승후보급 최강팀들을 피하는 대진운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는 평가지만, 탄탄한 수비력과 홈에서의 강세가 반전의 진정한 원동력이었다. 아틀레티코와의 8강전에서는 1차전 원정을 1-2로 패했으나 홈 2차전에서 4-2로 대승하며 대역전극에 성공했다.
4강에서는 조별리그에 이어 다시 만난 PSG를 상대로 단 한골도 내주지 않으며 1,2차전 모두 1-0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도르트문트는 이번 UCL(12경기 9실점)에서 가장 많은 6번의 클린시트 경기를 펼칠만큼 견고한 수비력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도르트문트는 1996-97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무려 27년 만이자 통산 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도르트문트가 UCL 결승에 오른 것은 바이에른 뮌헨에게 패했던 2012-2013시즌 이후 11년만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결승전 장소가 그때와 똑같은 '영국축구의 성지' 웸블리 경기장이다.
에딘 테르지치 감독은 올시즌 이전까지 지도자로서는 명성이 높지 않았지만, 도르트문트에서 2010년부터 스카우트, 테크니컬 디렉터, 수석코치, 감독대행 등을 두루 거친 터줏대감이다. 2020-21시즌 감독대형으로 도르트문트의 DFB 포칼(독일 FA컵) 우승을 이끈 데 이어, 2022년 정식 감독에 선임되며 다시 복귀했고 2년 만에 UCL 결승진출이라는 놀라운 업적을 이뤄냈다. 하지만 자국 리그에서의 부진과 주축 선수들과의 불화설 등으로 내내 잡음도 많았던 시즌이기에, 이번 UCL 결승전 결과가 그에 대한 평가를 바꿀 중요한 분기점으로 꼽힌다.
양팀을 대표하는 전설들에게는 이번 UCL 결승전이 '고별전'이기도 하다. 레알 마드리드의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독일), 도르트문트의 주장 마르코 로이스(독일)는 모두 이번 시즌을 끝으로 소속팀을 떠난다. 크로스는 독일 대표팀으로 유로 2024 출전을 끝으로 은퇴가 예정되어 있고, 로이스는 미국 메이저리그 등 해외무대 진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양팀은 전설들의 마지막 피날레를 우승으로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대부분은 축구 전문가들과 팬들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앞선 레알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레알 마드리드가 UCL에서 우승할 확률을 무려 67.42%로 전망했다. 통산 상대 전적에서도 6승 5무 3패로 레알의 우위다. 하지만 단기전의 특성상, 어떠한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축구다. 과연 최고의 피날레를 장식할 팀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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