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가 몸담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빅클럽' 바이에른 뮌헨이 파격적인 감독 선임을 단행했다. 5월 30일(한국시간) 뮌헨은 뱅상 콩파니 감독과 2027년 6월 30일까지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콤파니 감독은 구단을 통하여 "뮌헨에서의 생활을 기대하고 있다. 감독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증명해야하는 직업이다. 점유율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공격적이며 과감한 축구를 선보이는게 목표"라며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팀을 만들어나갈 준비가 되었다면, 성공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벨기에 출신의 콤파니 감독은 현역 시절 유럽축구의 레전드 수비수였다. 콤파니 감독은 벨기에 안더레흐트, 독일 함부르크,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유럽의 여러 명문클럽에서 활약했다.

특히 커리어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맨시티에서는 2011-12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올해의 선수를 동시에 석권했으며, 10년간 팀의 주장을 맡아 프리미어 리그 4회 우승을 함께하는 등, 2010년대 맨시티 전성기의 초석을 닦은 핵심선수였다. 국가대표로도 A매치 89경기에 출전하며 벨기에 '황금세대'의 한축을 담당했다.
 
은퇴 후에는 친정팀인 안더레흐트를 거쳐 잉글랜드 번리FC의 사령탑을 역임했다. 2022-23시즌에는 번리를 챔피언십(2부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1부로 승격시기며 챔피언십 올해의 감독상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한 해만에 다시 2부리그로 강등당하는 아픔을 피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번리는 콤파니 감독의 능력을 신임하며 다음 시즌에도 지휘봉을 맡기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최근 감독이 공석이 된 뮌헨에서 콤파니 감독에게 영입을 제안했다. 뮌헨은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지난 시즌을 끝으로 물러난 이후 사비 알론소, 율리안 나겔스만, 위르겐 클롭 등 여러 감독들이 후보로 물망에 올랐으나 줄줄이 협상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심 끝에 뮌헨의 차선책은 결국 콤파니 감독이었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의 보도에 따르면, "뮌헨은 콤파니 감독을 데려오기 위하여 전 소속팀인 번리에 위약금으로만 무려 1000-12000만 유로(약 150-180억원 추정)의 거액을 번리에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만큼 뮌헨의 사정이 다급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한 콤파니의 뮌헨행을 보도한 영국의 'BBC'는 "올 여름의 가장 놀라운 이야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축구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소식이다. 그동안 뮌헨을 거쳐간 사령탑들은 유프 하인케스, 카를로 안첼로티, 펩 과르디올라 등 세계적인 명장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콤파니 감독은 선수 시절만 놓고보면 레전드로 손색이 없지만 감독으로서는 아직 경력이 일천하다. 뮌헨은 지난 시즌 리그 11연패 행진이 중단되며 12년만의 공식 대회 무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다음 시즌 명예회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검증이 안 된 콤파니 감독을 데려온 것을 '모험'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이유다. 
 
물론 뮌헨에서 콤파니 감독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콤파니 감독은 수비수 출신임에도 안더레트흐와 번리에서 모두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했고, 과감한 전방압박을 통하여 경기를 주도하고 속공을 시도하는 능동적인 전술을 펼쳤다. 전력이 약했던 번리에서는 프리미어리그로 올라가며 한계를 드러냈지만,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 내에서 압도적인 전력을 바탕으로 거의 대부분의 경기들을 주도하는 팀이기에 콤파니 감독의 전술을 구현하기에 적합하다.
 
현재 세계 최고의 감독이자 맨시티에서 콤파니와 선수와 감독으로 인연을 맺었던 스승 과르디올라 감독도 제자의 성공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뮌헨의 전임 사령탑으로 뮌헨을 떠난 이후에도 구단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콤파니의 감독선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칼 하인츠 루메니게 바이에른 뮌헨 회장도 인터뷰에서 "과르디올라의 추천이 있었다. 그는 콤파니가 매우 재능있는 감독이라고 설명해줬다"고 인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콤파니 감독이 뮌헨에서 오래 버틸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매시즌 모든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해야하는 뮌헨은 철저히 윈나우를 추구하는 빅클럽이고, 기대에 못미친 선수나 감독을 오래 기다려주는 구단이 아니다. 
 
더구나 2024-25시즌을 마치면 유럽축구계에서 '역대급 감독 FA시장'이 열리게 된다. 뮌헨의 전 감독 과르디올라와 현 소속팀 맨시티와의 계약기간이 종료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의 트레블(2023년)과 프리미어리그 4연패(2024년)을 이뤄낸 후 모든 목표를 달성했으며 맨시티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암시한 바 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난 위르겐 클롭 역시 안식년을 마치고 복귀하여 새로운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올시즌 레버쿠젠의 분데스리가 무패우승을 이끌며 뮌헨의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된 사비 알론소도 있다. 뮌헨이 위약금 때문에 감독교체를 주저할 클럽은 아니다. 콤파니 감독이 1년내에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계약기간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한국 팬들에게는 콤파니 감독의 부임이 김민재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김민재는 지난해 많은 기대를 받으며 뮌헨에 입성했으나,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부진에 빠지며 독일 언론의 혹평을 받아야했 고 주전경쟁에서 밀려나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에는 뮌헨이 한 시즌만에 김민재를 매각할 수 있다는 보도들이 연이어 나오기도 했다.
 
김민재는 일단 외부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뮌헨에서 다음 시즌에도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김민재를 공개 비판하며 신뢰관계가 무너졌던 투헬 감독이 팀을 떠나고 새로운 감독 하에서 주전 경쟁이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것은 김민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김민재와 같이 당대 최고의 센터백 출신이고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콤파니 감독이라면 김민재의 플레이스타일과 활용방식에 대하여 다른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콤파니 감독의 등장이 다음 시즌 뮌헨과 김민재의 운명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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