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다해 귀루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LG 경기에서 7회 초 무사 주자 1루 상황 롯데 김민성의 중견수 플라이 아웃때 1루 주자 황성빈이 2루로 뛰어갔다 다시 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황성빈은 최근 복합적인 의미에서 올시즌 KBO리그 화제의 중심으로 자주 떠오르고 있는 선수다. 황성빈은 소래고와 경남대를 거쳐 2020년 2차 5라운드 (전체 44번)로 롯데에 지명되어 2022년부터 꾸준히 1군 무대에서 중용되고 있다. 김태형 신임감독은 기동력이 뛰어나고 투지 넘치는 황성빈을 대주자와 대수비 자원으로 초반부터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다.
올시즌 들어 황성빈의 이름이 야구팬들에게 뚜렷하게 각인된 계기는 지난 3월 26일 KIA 타이거즈전이었다. 황성빈은 이날 KIA 선발인 좌완 양현종을 상대로 도루를 시도할 듯 말듯 투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이른바 스킵 동작을 수차례 반복한 장면이 화제가 됐다.
황성빈의 현란한 다리 스텝이 마치 춤추는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댄싱 페이크'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양현종은 이에 황성빈을 잠시 노려보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황성빈의 플레이는 비록 룰에 어긋난 것은 아니지만, 불필요하게 상대를 도발하는 비매너플레이라는 비판과, 문제없다는 옹호론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태형 롯데 감독조차 황성빈의 스킵 플레이가 다소 과했다고 인정하며 앞으로는 자제시키겠다고 약속하는 것으로 상황을 일단 정리했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 황성빈의 인지도는 갑자기 크게 높아졌고 온라인에서 해당 스킵 장면을 놓고 여러 가지 패러디와 밈이 생성되기도 했다. 이달 초에는 KT 위즈의 야수 황재균이 KIA전에서 바로 양현종을 상대로 1루에 출루한 이후, 황성빈의 동작을 그대로 재현하여 양현종과 팬들의 폭소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한 황성빈은 지난 2023시즌에는 타격 후 상습적인 '배트투척'으로 도마에 오른 전력도 있었다. 황성빈이 스윙 이후 배트를 그라운드 방향으로 내던지는 동작이 상대 선수들에게 위협을 가할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황성빈이 잘못 던진 배트가 투수가 있는 마운드 근처에서 떨어지는 위험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출전할 때마다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일으키는 황성빈의 플레이스타일을 두고 팬들의 반응은 점점 극명하게 엇갈린다. 좋게 보면 LG전에서처럼 황성빈의 헌신적인 투지 넘치는 허슬플레이는, 팀의 사기를 높이고 경기 흐름을 전환시키는 데 꼭 필요한 요소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정도를 지나치게 되면 상대를 과도하게 자극하여 벤치클리어링같은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동료 선수들에게는 동업자 의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초래하는 '양날의 검'이 될수도 있다. 김성근 시절의 SK나 한화, 최근 마약 혐의로 체포된 오재원(전 두산)의 현역 시절 플레이스타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마디로 아군일 때는 가장 든든하고, 적에게는 가장 얄미운 존재가 되는 것이 황성빈같은 유형의 선수들이다.
이에 황성빈은 자신의 플레이를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에 대하여 "나를 보고 '열심히 안 한다'고 여기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미지가 상대 팀은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까지 생각하면 내가 준비한 것을 못 하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며 앞으로도 지금의 스타일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당한 허슬'과 '얄미운 밉상' 사이에서 황성빈의 야구는 앞으로도 선을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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