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틸컷
그린나래미디어(주)
'하마구치 류스케'는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로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일본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3년 동안 칸, 베를린, 베니스, 아카데미 4대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구로사와 아키라'감독 이후 일본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으로 격상된 젊은 거장이다.
중년 네 여성의 자아 찾기 <해피 아워>, 사랑에 대한 모순된 질문을 던지는 성장담 <아사코>, 홍상수 감독의 당겨 찍는 촬영 방식이 담긴 옴니버스 스타일 <우연과 상상>, 남성 배우와 여성 운전사가 나누는 슬픔의 무게 <드라이브 마이 카>를 만들었다. 스승이었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스파이의 아내>의 공동 각본을 작업하기도 했다.
작품 모두 각각의 독립된 매력으로 다가온다. 그의 중심에는 늘 '이야기'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별일 아닌 상황일지라도 이야기를 통해 특별한 순간을 빚어내는 연출 방식을 취한다.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많은 대사량이다. 본인마저도 쑥스러워하며 콤플렉스라고 말할 정도였는데, 관객이 캐릭터를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자주 활용한다. 하지만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에서는 대사를 생략하고 영상 미학을 담아 관객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도록 했다. 오히려 침묵을 통해 캐릭터의 이야기에 경청할 수 있게 해 특별하다.
또한 화자인 배우를 비전문 배우로 설정해 몰입을 유도한다. 독특한 부성애를 보여주는 타쿠미 역의 오미카 히토시는 <우연과 상상>의 제작진 출신이다. 이번 영화에도 장소 헌팅 운전사로 참여했다가 극적으로 캐스팅되었다. 자연스러운 표정과 연기를 선보여 꾸며낸 일이 아닌 진짜 일어난 일, 내 일 같은 공감이 놀라운 시너지를 만든다.
자연의 경고, 인류세라는 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