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린 강팀 울산 HD가 이번에도 대전하나 시티즌과의 불편한 인연을 끊어내지 못했다. 2부리그 생활을 오랜만에 청산하고 지난해 다시 K리그1 무대로 올라선 대전하나 시티즌은 2023년 4월 16일부터 울산HD와 네 번 만났는데 지금까지 2승 2무(8득점 5실점)를 기록하며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더 충격적인 일은 대전하나 시티즌의 시즌 첫 승 앞에 울산HD가 5게임 9실점(게임 당 1.8골)이라는 최다 실점 팀 목록 맨 꼭대기에 올라앉았다는 점이다. 최근 두 시즌 연속 우승 팀의 수비력이 와르르 무너지는 중이다.
이민성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전하나 시티즌이 2일(화) 오후 7시 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4 K리그1 울산HD와의 홈 게임을 2-0으로 이기고 순위표 꼴찌에서 7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국가대표 센터백 김영권, 또 백 패스 실수
시즌 첫 평일에 열린 야간 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전 퍼플 아레나에는 7927명의 많은 축구팬들이 찾아왔다. 홈 팀 대전하나 시티즌이 아직 승리 기록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서포터즈를 중심으로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전반에는 대전하나 시티즌 주장 이창근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 덕분에 강팀 울산HD의 공세를 겨우 막아냈다. 시작 후 18분 만에 울산의 왼발 이동경이 대각선 강슛으로 골을 노렸지만 각도를 잘 잡고 있던 이창근이 그 공을 쳐냈다.
이창근이 기록한 최고의 세이브 순간은 23분이었다. 최근 가장 잘 나가고 있는 왼발잡이 공격형 미드필더 이동경이 이번에도 낮게 깔리는 왼발 슛을 날렸는데 홈 팀 이창근 골키퍼가 왼쪽 다리를 쭉 뻗어서 기막히게 막아낸 것이다.
이창근 주장 덕분에 전반을 실점 없이 끝낸 대전하나 시티즌이 후반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행운의 첫 골을 뽑아냈다. 울산 HD가 국가대표라고 자랑하는 센터백 김영권이 하프 라인 위에서 어이없는 오른발 백 패스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이 공을 가로챈 레안드로는 각도를 줄이며 앞으로 나온 조현우 골키퍼를 피해 오른발 골을 넣었다.
최근 A매치 휴식기 직전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홈 게임(3월 17일, 울산HD 3-3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도 믿기 힘든 백 패스 실수를 저질렀던 김영권이 이번에도 돌이킬 수 없는 패스 미스를 저지른 것이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64분에 김영권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임종은을 대신 들여보내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상대 수비수의 실수 덕분이기는 하지만 귀중한 시즌 첫 승리 발판을 놓은 대전하나 시티즌은 60분에 기막힌 역습 패스 한 방으로 교체 멤버 김인균의 왼발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현식의 원 터치 왼발 어시스트 패스 타이밍이 상대의 오프 사이드 함정을 단번에 무너뜨렸고 대전하나 시티즌이 자랑하는 빠른 날개 공격수 김인균은 왼발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끝냈다.
이 골은 대전하나 시티즌의 순위표를 7위까지 솟구치게 만들었지만 반대로 울산HD 입장에서는 근래에 보기 드문 심각한 실점 기록을 보탠 셈이다. 3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시즌을 시작한 울산HD 득점수도 9골로 1위이지만 실점수도 똑같이 9골이어서 최다 실점 1위 팀이라는 불명예 꼬리표까지 붙였다. 5위 수원 FC, 7위 대전하나 시티즌, 11위 강원 FC 세 팀이 7실점으로 최다 실점 팀이었지만 이들을 밀어내고 울산HD가 혼자서 그 부끄러운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울산HD 수비 라인에 '이명재, 김영권, 설영우'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꽤 많은 편이지만 이번 시즌 K리그1 상대 팀들의 공격력을 결코 얕볼 수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더구나 울산HD가 대전하나 시티즌을 K리그1에서 다시 만난 2023 시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4게임을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닌 듯 보였다. 울산이 대전을 이긴 기록은 대전하나 시티즌이 2부리그로 미끄러지기 전인 2015년 11월 7일(울산 2-1 대전) K리그 클래식 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다.
이렇게 꼴찌에서 7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대전하나 시티즌은 오는 일요일(7일) 오후 4시 30분 1위 포항 스틸러스를 퍼플 아레나로 불러들이며 3위 울산 HD는 6일(토) 오후 2시 5위 수원 FC와 호랑이굴 앞마당에서 만난다.
2024 K리그1 결과(4월 2일 화요일 오후 7시 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
★ 대전하나 시티즌 2-0 울산 HD [골-도움 : 레안드로(48분), 김인균(60분,도움-이현식)]
◇ 대전하나 시티즌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레안드로(81분↔호사), 김승대, 신상은(46분↔김인균)
MF : 이동원(79분↔홍정운), 주세종(81분↔김한서), 임덕근(64분↔음라파), 이현식
DF : 안톤, 아론, 이정택
GK : 이창근
- 퇴장 : 이현식(90+1분, 경고 누적)
◇ 울산 HD 선수들(4-3-3 포메이션)
FW : 켈빈(64분↔마틴 아담), 주민규, 윤일록(54분↔이청용)
MF : 마테우스, 이동경, 고승범(83분↔최강민)
DF : 심상민(46분↔이명재), 김영권(64분↔임종은), 황석호, 설영우
GK : 조현우
◇ 2024 K리그1 현재 순위표
1 포항 스틸러스 10점 3승 1무 1패 7득점 3실점 +4
2 김천 상무 9점 3승 1패 8득점 4실점 +4
3 울산 HD 8점 2승 2무 1패 9득점 9실점
4 광주 FC 6점 2승 2패 7득점 5실점 +2
5 수원 FC 6점 1승 3무 1패 5득점 7실점 -2
6 인천 유나이티드 FC 5점 1승 2무 1패 5득점 4실점 +1
7 대전하나 시티즌 5점 1승 2무 2패 5득점 7실점 -2
8 FC 서울 5점 1승 2무 1패 3득점 3실점
9 대구 FC 4점 1승 1무 2패 4득점 6실점 -2
9 제주 유나이티드 4점 1승 1무 2패 4득점 6실점 -2
11 강원 FC 3점 3무 1패 5득점 7실점 -2
12 전북 현대 3점 3무 1패 4득점 5실점 -1☞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