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에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은 김윤석과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오달수, 김수현, 홍콩배우 임달화, 특별출연한 신하균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크게 화제가 됐다. 하지만 <도둑들>은 큰 기대와 함께 할리우드 영화 <오션스 일레븐>과의 유사성으로 적지 않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각양각색의 특기와 캐릭터를 가진 도둑들이 힘을 합쳐 고가의 물건을 훔친다는 <도둑들>의 스토리는 <오션스 일레븐>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하지만 <도둑들>이 할리우드의 유명영화를 모방해 어설프게 만들어 졌다면 전국 1298만 관객을 모으며 2012년 한국영화 최다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되진 못했을 것이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이미 <범죄의 재구성>을 시작으로 <타짜>, <전우치> 등을 차례로 흥행시켰던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에서도 각 캐릭터들의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낸 유쾌하고도 흥미로운 연출로 오락영화로서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사실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영화의 긴 역사에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처럼 때로는 우연의 일치로, 때로는 감독이나 제작사의 의도로 기존의 영화와 유사한 소재와 전개의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1986년 성룡이 감독과 제작, 주연을 맡은 홍콩영화 <용형호제> 역시 할리우드 영화 <인디아나 존스>와의 유사성 속에도 독창적인 재미를 선보이며 관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