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는 훌륭하다>의 한 장면.
KBS2
털이 부스스하고 입가가 꼬질꼬질한 비숑 프리제 두부(수컷, 7살)를 본 강형욱 훈련사는 단박에 알아차렸다. "센 성격일 거예요." 털 상태를 보고 성격을 유추하는 게 가능한 까닭은 반려견 미용에 진심인 요즘 시대의 보호자가 비숑 프리제를 지저분한 상태로 뒀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11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 두부는 역시나 한 성격하는 녀석이었다.
식탁 의자를 차지하고 앉은 두부는 보호자가 밀어내려 하자 으르렁거리며 살벌하게 이빨을 드러냈다. 이럴 때는 단호하게 밀쳐내야 하지만, 보호자의 태도는 다소 무기력해 보였다. 이미 겁이 집어먹은 듯보였다. 힘의 우위를 느끼고 있는 것일까. 두부는 전혀 내려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잠시 후, 보호자가 청소를 시작하자 입질을 하며 달려들기도 했다. 깡패나 다름 없었다.
"(공격성이) 한 번 터지면 여러 방면으로 연결이 돼요." (강형욱)
강형욱 훈련사는 (반려견이) 거절 의사를 위협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게 되면 모든 거절을 공격적으로 하는 데 익숙해지므로 처음 공격성이 발현됐을 때 보호자의 대처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산책은 어떨까. 두부는 밖에 나가면 첫 번째 자동차 바퀴에 꼭 마킹을 하는 등 수도 없이 마킹을 했다. 15분 산책 중 총 21회 마킹을 할 정도이니, 실외 배변이 아니라 영역 표시에 가까웠다.
또, 다가온 행인을 가만히 응시하더니 갑자기 돌진하기도 했다. 목줄을 낚아채지 않았다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뻔했다. 보호자는 두부가 전조 증상 없이 공격성을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다른 반려견을 향한 적대성도 포착됐다. 박세리는 "진짜 깡패"라며 고개를 저었고, 강형욱은 우위적 공격 행동을 보이는 두부를 보며 "저런 개들은 입마개를 하는 게 맞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런 성향의 반려견이 보호자에게는 입질을 하지 않을까. '밖에서만 무는 개'가 어디 있겠는가. 두부는 보호자가 자신을 겁낸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행동했는데, 만성 귓병을 앓을까 염려해 약을 발라주려는 보호자의 손을 다짜고짜 물어버렸다. 갑작스러운 입질은 깊은 상처를 남겼고, 보호자는 고통에 몸무림쳤다. 일전에는 손가락이 절단되기 직전까지 심하게 물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두부는 외부인에게도 막무가내였는데, 입질에 당한 사람만 10명에 달할 정도였다. 엄마를 찾아온 보호자의 자녀들도 겁이 질린 채 집으로 들어와야 했고, 위력 과시 때문에 꼼짝도 하지 못했다. 강형욱은 두부가 무는 동시에 머리를 흔들어 더 큰 상처를 입힌다며 경악했다. 다들 파양을 권하고 있지만, 보호자는 두 차례나 파양 경험이 있는 두부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필요한 건 '보호자의 단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