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밥 말리: 원 러브> 스틸컷

영화 <밥 말리: 원 러브>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밥 말리: 원 러브>는 저항, 반전, 자유, 평화, 사랑의 아이콘인 밥 말리의 생애를 다룬 영화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잘 몰랐던 레게 대부의 복잡다난했던 인생의 한때를 들여다본다. 76년부터 78년 동안을 혼란과 영광의 시절이 배경이다. 자메이카의 스타, 레게 음악의 상징 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는 밥 말리의 숨겨진 이야기다.
 
1976년 정치적 분열로 혼란스러운 자메이카. 평화를 사랑하는 밥 말리(킹슬리 벤-어디어)는 실의에 빠진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평화와 화합을 주제로 한 스마일 자메이카 콘서트를 준비한다. 콘서트 이틀 전, 연습 중 정치 세력의 총에 맞는 사건이 벌어진다. 밥 말리는 물론, 아내 리타, 매니저도 부상을 입었지만 굴하지 않고 콘서트 무대에 올라 최고의 공연을 선사한다.
 
하지만 가족, 친구, 지인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거듭되자 영국으로 망명길에 오른다. 1977년 런던에서 밥 말리는 사랑과 평화, 공존의 메시지를 담은 앨범 <엑소더스>를 발매해 전세계적 인기를 얻어 레게의 아이콘이 된다.
 
전세계가 자유로움과 신비로움이 공존하는 제3세계의 뮤지션에 열광한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절정의 순간에 피부암 판정을 받아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결코 굴하지 않는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메이카로 돌아가 80,000명 앞에서 공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 한다.
 
노래로 하나 되는 위대한 유산
  
 영화 <밥 말리: 원 러브> 스틸컷

영화 <밥 말리: 원 러브>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종교, 사회, 문화 전반을 가사에 담은 세기의 아이콘 밥 말리의 3년여의 시간을 담았다. 그가 왜 레게 음악의 대부이자 전설이 되었는지 영광의 순간을 담담하게 펼쳐낸다. 일생을 다룬다기보다 전성기를 짧고 굵게 압축해 한 시대를 풍미한 뮤지션의 내면을 살핀다.
 
어릴 적 백인 장교 아버지를 그리워했던 애증, 아내 리타 말리와의 갈등, 치료를 거부한 채 음악을 멈추지 않았던 열정은 짧게 지나간다. 가슴 깊은 진한 감동을 원했다면 107분의 무색무취의 연출이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전설을 소환하는데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았다. 아내이자 밥 말리와 웨일러스 소속 레게 아티스트였던 리타 말리, 아들 지기 말리가 제작에 참여했다. <미나리>, <옥자>, <문라이트>, <빅 쇼트> 등을 제작한 플랜 B 엔터테인먼트는 브래드 피트가 프로듀서로 있으며 <밥 말리: 원 러브>는 특별한 총괄 제작에 참여해 이목이 쏠렸다.
 
전작 <킹 리차드>로 감동 실화의 연출 경력이 있는 레이날도 마커스 그린 감독의 차기작이다. 그는 "우리가 잘 몰랐던 밥 말리다. 실제 대화를 바탕으로 밥 말리의 내면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밥 말 리가 되기 위해 특유의 언어 구사와 감량, 레게 머리 스타일로 변신한 킹슬리 벤-어디어의 싱크로율은 완벽하다.
  
 영화 <밥 말리: 원 러브> 스틸컷

영화 <밥 말리: 원 러브>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현재도 끊이지 않는 곳곳의 차별과 혐오에 맞선 메시지가 밥 말리의 노래에 녹아들어 있다. 음악에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담아 부르는 소신 있는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정치적 대립으로 내전 직전까지 갔던 분열을 하나로 엮는 '원 러브 평화'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두 정당 대표가 악수하는 기적의 장면을 연출해 기적을 만들어 낸 사람이 바로 밥 말리다.
 
Exodus, One Love, I Shot the Sherif, No Woman, No Cry 등 명곡이 흘러나올 때면 몸과 마음을 들썩이게 한다. 하지만 <보헤미안 랩소디> 같은 웅장한 공연 실황의 재현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생전 인터뷰, 공연 실황으로 대체한 장면이 엔딩크레딧에 삽입되어 있으니, 자리를 떠나지 말 것!

 
밥말리원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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