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가 2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걸고 애스턴 빌라와 '승점 6점짜리' 대첩을 앞두고 있다. 토트넘은 3월 10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로 원정을 떠나 애스턴 빌라와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를 치른다.
 
토트넘은 현재 15승5무6패(승점 50)로 1경기를 더 치른 애스턴 빌라(17승4무6패‧승점 55)에 5점 뒤진 5위에 올랐다.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이번 맞대결 승리가 절실하다.
 
토트넘은 최근 빌라전에서 3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다. 지난해 11월 안방에서 열린 빌라와의 홈경기에서도 선제골을 넣었으나 경기 막판 연속실점을 내주며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다만 당시 토트넘은 부상과 징계로 인해 제임스 매디슨,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 핵심 선수들이 다수 결장한 상태였다. 이번에는 히샬리송을 제외하면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돌아온만큼 원정임에도 다른 결과를 낼 것이 기대되고 있다. 토트넘은 최근 공식전 5경기에서 3승 1무 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직전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티모 베르너, 크리스티안 로메로, 손흥민의 골에 힘입어 역전승을 기록하며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빌라 역시 최근 3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우나미 에메리 감독 체제 하에서 팀이 한층 단단한 전력을 과시하며 안정을 찾았다. 간판공격수 올리 왓킨스는 최근 3경기에서만 5골을 몰아치는 등 올시즌 16골(2위) 10도움(1위)으로 맹활약 중이다.
 
빌라전에 임하는 토트넘이 내세울 비장의 무기는 역시 손흥민이다. 빌라전에서만 통산 8경기에서 6골을 넣었다. 특히 원정에서만 3경기 5골로 강했다. 득점왕 시즌이었던 2021-22시즌에는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시즌 토트넘은 손흥민을 비롯하여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 등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수비 배후 공간을 공략하는 전술을 펼치고 있으며, 플레이메이커 제임스 매디슨은 이들에게 적재적소에 침투 패스를 넣어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양팀 모두 라인을 끌어올려 강한 압박을 추구하는 만큼 언제든 수비 뒷공간이 헐거워질 수 있어서 다득점 난타전의 가능성도 있다. 
 
토트넘과 재계약을 눈앞에 둔 손흥민 개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손흥민은 기존에 토트넘과 2025년까지 계약되어 있고 1년 연장 옵션이 있는 포함되어있다. 최근 손흥민은 토트넘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중이다.
 
최근 '오일머니'를 앞세워 호날두, 네이마르 등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이 손흥민에게 이적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정작 손흥민은 모두 거절하고 토트넘과의 재계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은 올시즌 위고 요리스의 뒤를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토트넘의 주장을 맡았다.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이후로는 에이스의 역할로 물려받았다. 손흥민은 올시즌 리그에서만 13골(전체 6위) 6도움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의 슬럼프를 극복하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핵심 선수로 중용받고 있는 것은 손흥민의 이적은 토트넘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손흥민 역시 돈보다도 수준 높은 유럽과 EPL 무대에서 도전을 이어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의 나이를 감안할 때 이번에 다시 재계약을 하게 된다면, 사실상 토트넘에 전성기를 바치고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종신계약' 의미에 가까워진다. 명실상부한 토트넘의 아이콘이자 레전드로서의 길을 인정받는 것이다.
 
다만 손흥민의 헌신과 활약이 그에 걸맞는 보상을 받으려면, 최고의 선물은 역시 다음 시즌 UCL 티켓이라고 할 수 있다. 손흥민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사실상 올해도 '무관'이 거의 확정적이다. 올시즌 유럽클럽대항전 무대를 밟지못한 토트넘은 리그컵과 FA컵에서도 이미 조기탈락한 상황이다. 이제 토트넘에게 올시즌 유일하게 남은 무대는 이제 프리미어리그 뿐이다.
 
리그 12경기를 남겨둔 현재 토트넘과 선두 아스널(64점)의 승점차는 무려 14점이다. 현실적으로 리그 우승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에서 토트넘은 이제 남은 시즌 '빅4'에 재진입하여 다음 시즌 UCL 티켓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손흥민은 시즌 중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여 출전했던 2023 카타르 AFC 아시안컵에서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탈락하며 우승 기회를 놓쳤다. 손흥민은 클럽과 대표팀을 포함하여 성인무대에서 아직까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UCL 티켓마저 놓치게 된다면 손흥민은 또다시 '빈 SON'으로 올시즌을 마감하게 되는 셈이다.
 
어느덧 커리어 후반기로 향하고 있는 손흥민이 앞으로 메이저 대회를 누빌 수 있는 시간은 이제 그리 길게 남지않았다. 손흥민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가 전성기에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UCL 진출권 여부에 따라 소속팀의 위상이나 이적시장에서의 선수 영입 가능성도 달라진다.
 
최근 유럽축구연맹은 UCL 본선참가팀을 2024-25시즌부터 기존의 32개팀에서 36개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고, 추가되는 4개의 본선 출전권은 전년도 각국 리그 순위와 각 협회의 클럽 계수 순위를 기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올시즌 5위팀까지도 다음 시즌 UCL에 진출할 가능성이 생겼다.
 
하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또한 토트넘은 아래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웨스트햄 등의 추격을 받고 있으며 5위 수성에 안주할 상황은 아니다. 빌라전은 손흥민에게 남은 시즌 팀의 UCL 복귀와 개인 득점왕 경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룰 수 있을지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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